참 잘생겼다. 키가 1m76㎝다. 1935년생이니 올해 87세다. 푸른 눈에 각진 얼굴, 앙다문 입술에 담배를 문 모습이 멋졌다. 야전 점퍼를 걸치든 무엇을 입든 잘 어울렸다.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영화 '태양은 가득히'(1960년)에서 상의를 벗은 채 보트를 운전하는 모습은 남성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정도였다. 보디빌딩으로 가꾼 몸매가 아니었다. 노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가슴을 자랑했다. 바로 알랭 들롱의 프로필이다. 프랑스가 낳은 미남 배우로 아직도 정정하다.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중반에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전했다. 귀국 후 영화배우로 나섰다. 인성은 별로였던 모양이다. 공부도 많이 못 했다. 하지만 유복한 가정 출신에다 대학을 나온 장 루이 트랑티냥, 장 폴 벨몽도와 함께 1960년대부터 프랑스 영화를 이끌었다. 할리우드를 주름잡던 로버트 레드포드, 폴 뉴먼 등과 어깨를 겨뤘다. 당시 이소룡도 이름을 날렸다.
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유명했지만 여배우 나탈리 들롱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암 투병 중이던 그녀는 안락사를 원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월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와 달리 안락사가 허용되는 스위스에 머무는 그는 최근 안락사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호주의 저명한 식물학자도 104세인 2018년 스위스에서 안락사했다.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죽을 때까지 건강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국내에서 안락사는 불법이다. 안락사 허용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아름다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 장용택 논설위원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중반에 인도차이나 전쟁에 참전했다. 귀국 후 영화배우로 나섰다. 인성은 별로였던 모양이다. 공부도 많이 못 했다. 하지만 유복한 가정 출신에다 대학을 나온 장 루이 트랑티냥, 장 폴 벨몽도와 함께 1960년대부터 프랑스 영화를 이끌었다. 할리우드를 주름잡던 로버트 레드포드, 폴 뉴먼 등과 어깨를 겨뤘다. 당시 이소룡도 이름을 날렸다.
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유명했지만 여배우 나탈리 들롱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암 투병 중이던 그녀는 안락사를 원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1월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와 달리 안락사가 허용되는 스위스에 머무는 그는 최근 안락사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호주의 저명한 식물학자도 104세인 2018년 스위스에서 안락사했다.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죽을 때까지 건강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국내에서 안락사는 불법이다. 안락사 허용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아름다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 장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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