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외부 도움 없이 대구 봉암누리길에 공원 조성하고 있는 새마을회원들

  • 천윤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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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5   |  발행일 2022-05-11 제13면   |  수정 2022-05-11 07:49
고산1동 새마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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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구 수성구 고산1동 새마을회 회원들이 봉암누리길에 조성한 추억동산 시설물(위)과 천변 옹벽 벽화

새마을회 회원들이 외부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회비와 기금으로, 또 자신들의 노동력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 수성구 고산1동 새마을회는 최근 봉암누리길 초입 욱수천 상류에 '욱수골 산골문화 유적'을 테마로 한 공원 조성에 나서고 있다. 황현덕 회장을 비롯한 회원 30여명은 공영주차장 위쪽 '오부자 산소' 인근 하천부지의 불법시설물을 정리한 후 정자를 짓고 바위 주변에 나무와 꽃을 심었다. 황 회장은 "시청이나 구청의 도움 없이 순전히 자체 회비와 기금을 모으고 회원들이 틈틈이 시간을 내 공사를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들어간 공사비는 약 5천만 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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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1동새마을회 회원들이 욱수골 봉암누리길 초입에 산골문화 유적 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고산1동 새마을회에 따르면 당초 봉암누리길은 수성구청이 총 3.5㎞ 구간에 사업비 7억7천여만 원을 들여 소공원, 친환경 산책로, 봉암폭포 전망대 등을 설치했다. 하지만 하천부지 곳곳에서 불법 경작이 이루어지고 허물어져 가는 건축물들이 방치돼 있는 등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새마을회가 직접 나서 바위와 산골문화를 테마로 하는 '작은 공원' 조성 계획을 세웠다. 황 회장은 "욱수골에는 소를 구하려다 바위에서 함께 떨어진 며느리의 슬픈 사연이 담긴 '소바우'와 비가 온 뒤 스며든 빗물이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이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눈물바우' 등 스토리가 있는 바위가 많다"며 공원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회원들은 지난해 식목일에 가족과 함께 추억나무 및 꽃 심기 행사를 가졌다. 또 하천 안전펜스를 따라 토종민물고기 어류도감도를 설치하고 길을 따라가며 물레방아와 작은 초가집 등 미니어처로 추억동산을 꾸몄다. 하천옹벽에 가족과 함께하는 어린이벽화그리기 행사도 열어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호응을 얻었다.

황 회장은 "처음에는 점유자들의 반대에 부닥쳤으나 끊임없이 설득해 허락을 얻어냈다"며 "구청의 지원 없이 하다 보니 자금도 부족하고 또 각자 일을 가진 회원들이 틈을 내어 공사를 하니 진척이 늦어진다. 만들어 놓은 정자도 다른 곳에서 폐기하려는 것을 옮겨와 보수해 다시 지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산책로 옆을 졸졸 흐르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저마다 사연을 품은 장소가 있고 산세도 가파르지 않아 가볍게 걷기에 좋다.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맘껏 즐거운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마을회는 지난해 국비 120만 원과 회비 등 자비 3천만 원을 들여 갈대 제거 등 하천정비 사업을 펼치고, 봉암누리길 시작지점 150m 구간에 안전펜스를 설치했다. 시지고 학생 7명에게 새마을 장학금을 수여하고 아동복지센터, 지역 내 지구대, 소방서, 주민센터, 수성구보건소 등에도 수박·떡 등 위문 물품을 전달했다. 신매시장 내에 새마을 사무실을 개소해 주민쉼터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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