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심사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당세가 강한 대구 경북(TK)에서 공천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부터 이어져 왔지만, 이번에는 컷오프 후보들이 중앙당의 직접심사를 요구하는 등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대구, 배기철 동구청장 현역 중 유일하게 '공천 배제'
국민의힘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배기철 동구청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유일한 사례다. 수성구는 단독 신청한 김대권 수성구청장을 최종 후보로 단수 추천했다.
남구는 권오섭·조재구 후보가, 서구는 류한국·김진상 후보, 북구는 박병우·배광식 후보가 격돌한다. 달서구는 안대국·이태훈·조홍철 후보가 경선을 벌이고, 동구는 우성진·윤석준·차수환 후보가 맞붙는다. 달성군은 강성환·조성제·최재훈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이들 지역은 책임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후보를 선출한다.
중구는 권영현·류규하 후보가 맞대결에 나서는데, 국민의당과 합당하면서 가세한 권 후보가 경선에 진출하면서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을 진행한다.
공천 결과가 발표되자 배기철 구청장과 임형길 중구청장 예비후보 등이 지지자들과 즉각 대구시당을 항의 방문했다. 배 구청장의 지지자들은 회의장에 난입해 욕설을 퍼붓는 등 충돌을 빚기도 했다.
배 구청장은 "지역구 의원들이 유승민계라서 나를 컷오프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그런데 이준석 당대표가 최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으나, 결국 또 표적 컷오프 됐다. 사실상 국민의힘의 적장자는 자유한국당 출신의 나다. 당연히 재심 청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형길 예비후보는 "25년 동안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다선 번의 대선에 참여하는 등 헌신했다. 4년 전에도 공천 결과에 아름답게 승복을 했는데,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공정한 심사라고 할수 없다고 본다"며 "특히 특정 정치인(홍준표·박창달)의 보좌관을 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공관위의 공정성이 심히 의심스럽고 밀실 공천행태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달서구청장 후보 경선에 오른 조홍철·안대국 후보는 현직 구청장인 이태훈 후보와의 경선을 거부하며, 중앙당에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북, 공천 후폭풍 잇따라… 연일 항의 집회 열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공천 심사 결과를 추가로 발표했다. 이로써 교체지수 여론 조사를 다시 실시하기로 한 포항·영주·군위·의성·영덕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경선 여부 및 단수 추천 결과를 발표했다.
공관위는 경산시장 후보로 조현일 후보, 청도군수 후보로는 김하수 후보, 성주군수 후보는 현역인 이병환 군수를 단수 추천했다.
영양과 봉화, 울진, 칠곡은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영양은 박홍열·오도창 후보가 맞붙게 됐고, 봉화는 김동룡·김희문·박현국·최기영 후보가 경선을 한다. 울진은 김창수·손병복·전찬걸·황병열 후보가 4파전을 벌인다.
칠곡은 곽경호·김재욱·서태원·장재환 예비후보가 경선한다. 다만, 국민의당 출신인 장 예비후보가 가세하면서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 한다. 이 밖에도 공관위는 김천 3선거구 광역의원 후보로 조용진 예비후보를 단수 추천했다.
국민의힘 공천에서 배제된 경산시장 후보들과 지지자 100여 명은 이날 경북도당을 찾아 '경산 지방선거 공천 파행에 따른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경산시장 단수 추천 파행과 명확한 기준 없이 시·도의원 공천 및 경선이 결정됐다"며 "이에 윤두현 의원과 경북도당을 강력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서에는 김성준, 김일부, 송경창, 오세혁, 유윤선, 정재학, 허개열, 황상조, 안국중, 이성희, 이천수 등 공천에서 배제된 11명의 경산시장 예비후보와 공천에 반발하는 시·도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경산시장 후보는 능력과 도덕성, 철저한 후보 검증이 필요함에도 윤두현 국회의원은 공공연히 '의형제'임을 알려온 특정 후보를 단수추천함으로써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경북도당사는 앞서 지난 23일부터 연일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항의 방문한 각 지역 후보들과 지지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와 관련 TK 지역 국민의힘 공관위 관계자는 "공천에서 배제된 당원들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막무가내식 항의 보다는 정식 절차를 밟은 재심 청구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