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도로, 울릉항 이어 2025년 울릉공항 개항땐 '관광울릉' 인프라 완성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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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5 18:04  |  수정 2022-05-06 07:25  |  발행일 2022-05-06 제3면

지난 3월28일 오전 10시30분 경북 울릉군 서면 남양터널에서 울릉도 일주도로 2단계 건설공사 준공을 기념하는 '남양터널 개통식'이 열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울릉 주민에게는 지난해 전천후 대형카페리 여객선 취항에 이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앞서 2019년 미개통 구간으로 남아있던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에서 북면 천부리 섬목까지 4.75㎞ 공사가 끝나면서 일주도로가 완전 개통됐지만, 도로 폭이 협소해 도로안전기준을 제대로 충족하는 구간이 드물고 자연재해로 인한 교통 통제도 적잖았다. 울릉 일주도로 2단계 공사 준공은 이런 불편을 대폭 개선해 안전한 도로로 탈바꿈했음을 의미한다. 울릉 일주도로의 완전개통과 울릉항(사동) 2단계 건설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3대 현안 중 울릉공항 건설만 남게 됐다. 울릉도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하늘·땅·바닷길의 교통인프라 구축 사업은 관광을 활성화시키고 지역경제 전체를 발전시키는 기반이다. 이는 또 정주환경 개선의 핵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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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완공 예정인 울릉공항 조감도. <울릉군 제공>
◆주민 사활이 걸린 울릉공항 건설
독도를 품고 있는 울릉도는 제주도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섬이다. 그러나 육지와의 접근성 측면에서 보면 격차가 크다. 이는 주민 생활 불편은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큰 장애가 됐다. 국내 어디든 울릉도로 가려면 육지교통을 이용하고 다시 뱃길로 갈아타야 한다. 이마저 동해 기상이 나쁘면 며칠이고 지연된다. 실제 배 운항은 연간 100일 정도 결항된다. 이 때문에 울릉공항 건설은 그야말로 울릉주민의 사활이 걸린 숙원사업이다.


공항은 2020년 11월 첫 삽을 떴으며 2025년 개항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2025년부터는 뱃길이 아닌 하늘길로도 울릉도를 찾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서울에서 7~8시간이 걸리는 울릉도 가는 길이 한 시간으로 대폭 줄어든다. 대구·포항에서는 40~50분이면 충분하다. 365일 울릉주민의 내륙 왕래도 가능해지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울릉공항 건설사업은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 2015년 기본계획 고시, 2017년 기본설계, 2019년 포항~울릉 항공로 신설 및 총사업비 확정 등의 절차를 거쳤으며 기본설계 기술 제안 입찰 방법으로 사업이 발주됐다. 이후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돼 2020년 7월 계약이 체결됐다.


공항 규모는 국토교통부가 개발 기본계획을 일부 변경하면서 당초보다 커졌다. 공항 예정지 전체 면적은 종전보다 1만7천500여㎡(4.2%) 늘어나 43만455㎡가 됐다. 비행기 계류장도 6대에서 11대가 대기할 수 있도록 커졌다. 울릉공항은 소형항공기(50인승 이하)가 취항하는 공항이다. 총사업비가 6천651억 원(전액 국비)이 투입된다. 1천200m(폭 36m) 활주로와 지상 2층 규모 여객 터미널(면적 3천500㎡)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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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8일 개통된 울릉도 일주도로 2단계 남양터널. 새로 개통된 터널 오른쪽으로 예전 사용하던 옛 남양터널의 입구가 보인다.  <울릉군 제공>
◆울릉일주도로 55년 만에 완전개통
울릉도를 한 바퀴 순환하는 국가지원지방도 90호선. 울릉도의 유일한 주도로인 일주도로 공사가 지난 3월 완공됐다. 착공한 지 55년 만이다. 울릉일주도로는 1962년 울릉도를 찾은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의 하나로 건설을 지시한 뒤 이듬해 3월 개설이 확정됐다. 1976년 일주도로 39.5㎞ 구간 건설 공사에 들어갔고, 1979년 8월 울릉읍 도동리~저동리 2.3㎞ 구간에 첫 버스 운행이 시작됐다.


1995년 11월 일주도로는 지방도 926호선으로 지정됐다. 2001년까지 약 790억 원의 지방비가 투입돼 총연장 44.55㎞ 가운데 39.8㎞가 개설됐다. 나머지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에서 북면 천부리 섬목 간 4.75㎞는 절벽으로 이뤄진 난공사 구간인 데다 공사비 확보 문제로 미개통 구간으로 남겨 뒀다. 이후 2012년 공사를 재개해 2019년 전 구간을 개통했다.


미개통 구간까지 전면 개통되면서 주민 편의 개선은 물론 섬 관광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나 기존 도로 폭이 협소해 대형차량 운행에 어려움이 있고 해마다 반복되는 낙석과 산사태, 너울성 파도 등으로 수시로 도로가 통제돼 사실상 반쪽짜리 일주도로였다.


이에 따라 경북도와 울릉군은 2015년 총사업비 1천771억 원을 투입하는 울릉도 일주도로 2단계 공사를 시작했다. 기존 도로 21.1㎞에 터널 5개소(1천729m, 확장2·신설3)와 피암 터널 4개소(360m)를 건설하고 1·2차로인 도로를 전 구간에 걸쳐 2차로로 확장·포장하는 내용이다. 2단계 공사가 지난달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차량 통행이 위험했던 구간이 대폭 개선돼 주민과 관광객이 안전한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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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포항 영일만항~울릉 사동항 노선에 취항한 2만t급 대형 카페리 여객선 '뉴시다오펄'호가 울릉도 사동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2만t급 대형 카페리 여객선 취항
2020년 10월 울릉항 2단계 접안시설 완공으로 대형 카페리 여객선의 울릉도 취항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포항~울릉 항로에 <주>울릉크루즈의 2만t급 대형 카페리선 '뉴시다오펄'호가 취항해 본격적인 운항에 들어갔다. 뉴시다오펄호는 4m 높이의 파도도 거뜬히 헤쳐나갈 수 있다. 대형 여객선이다 보니 섬 여행에서 가장 꺼리는 뱃멀미도 거의 없다. 무엇보다도 뉴시다오펄호가 운항되면서 여객선 결항률이 뚝 떨어져 주민들은 반색하고 있다. 2021년 1~3월 결항일은 55일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 20일에 불과했다. 결항일이 절반 넘게 급감한 것이다.


현재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뉴시다오펄호 외에도 세 척이 더 있다. 이 여객선들은 규모가 모두 500t급 미만으로 작은 편이어서 수심이 깊은 동해 특성상 날씨가 조금만 나빠도 운항이 어려워 툭하면 결항했다. 겨울엔 배가 거의 다니지 않아 뉴시다오펄호 취항 이전까지 울릉도 주민은 몇 달씩 사실상 고립됐다. 뉴시다오펄호는 주민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비록 운행 시간이 6시간 넘지만 육지를 오갈 수 있는 날이 많아졌다. 울릉 주민 대부분이 관광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만큼 겨울철마다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이던 관광업계는 겨울철에도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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