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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한국판 비트코인이라 불리던 '루나'와 '테라USD'의 폭락으로 투자자들의 절망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가상화폐 투자를 끊지 않겠다는 청년들이 적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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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대구 북구 대구도시철도 만평역 인근에 가상화폐 투자 자문을 주고 수수료를 받는 거래 행위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gnam.com |
17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화폐 루나는 지난 7일 10만 원에 거래됐으나 열흘 만인 17일 0.3원으로 폭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테라와 루나는 코인 시총 10위에 자리 잡았으나, 연계 알고리즘이 붕괴 돼 시스템이 무너졌고,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줄줄이 상장폐지를 예고한 상태다.
예상치 못한 사태로 투자에 실패한 투자자들이 최소 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곳곳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7일 한 온라인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선 "루나에 1억 5천만 원을 넣었는데 현금 재산이 삭제 됐다", "이번 루나 사태로 잃으면 안 되는 부모님 돈과 대출금까지 다 잃었다. 코인의 꿈을 꾸면서 노력했는데 죽고 싶다" 등의 반응이 줄 지었다.
이에 당분간 가상화폐 거래량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졌지만, 루나 사태를 지켜본 청년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이번 사태를 보고도 가상화폐에 계속 투자하겠다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사회초년생 이모(27·대구 북구)씨는 이번 사태를 보고도 별 감흥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어제 수익률이 -25%였는데 하루만에 -29%가 돼서 속이 쓰리긴 했다. 그렇지만 코인 투자를 접을 생각은 없다"라며 "돈을 벌려면 이정도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24·대구 수성구)씨도 "이번 사태로 놀라긴 했지만 코인은 잃어도 언젠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라며 "코인으로 천 단위, 억 단위로 돈을 번 친구들이 주변에도 있다. 평생 일해도 집 한 채 못하는 시대인데 무언가 잃어도 타격이 적은 나이에 경험을 쌓아가는 게 좋다고 본다"고 했다.
이처럼 적지 않은 청년들이 저금리 시대에 자산을 증식할 매력적인 수단으로써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권은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의 63.5%가 20·30대였다.
다만, 문제는 가상화폐의 역사가 짧다 보니 검증된 정보가 부족하지만 입소문 등에 따라 투자에 뛰어드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이다.전문가에 따르면, 이번 루나 사태에서도 이미 투자 당시 위험성이 예고돼 있었다.
필립최 비트빗 의장은 "루나와 테라는 코인을 담보로 코인을 발행한 구조로 이미 생태계 자체에 위험성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이 세계적 트렌드, 생태계에 대한 분석보단 물타기식으로 분위기에 따라 투자한다. 이번 사태도 물타기식 투자가 낳은 결말"이라며 가상화폐 시장은 24시간 움직여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고 특정 세력이 단합해도 막을 수없는 구조다. 시장 자체에 대한 검증된 정보가 적어 시장 자체에도 위험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투자경험이 적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문을 주고 수수료를 받는 행위도 나타나 더욱 주의를 요한다. 지난 15일 대구시 북구 만평역 인근엔 '가상화폐 승률 99%'이라며 투자 경험이 적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광고하는 현수막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에 박성준 동국대 한국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가상화폐 시장은 다른 자산 거래 시장과 달리 P2P 완전 자유시장으로, 정부가 완전히 방치한 상태에서 관리되지 않다보니 사기행위도 일어날 가능성이 많다"라며 "일확천금을 누리면 성공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기대심리를 크게 갖지 않았으면 한다. 묻지마식 투자가 아닌 대장주 등 검증된 것을 위주로 투자하길 권유한다"고 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손정섭 수습기자 mys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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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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