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백두대간 자생식물 이야기 <7> 콩의 기원 돌콩

  • 김영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업화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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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27   |  발행일 2022-05-27 제20면   |  수정 2022-06-2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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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업화연구실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길어짐에 따라 석윳값도 상승일로다. 장기적인 석윳값 인상은 콩이나 옥수수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석유 대신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연료의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는 콩과 옥수수를 원재료로 한다.

전 세계 콩의 생산량은 3억8천여만t 이다(2020년). 쌀(5억1천여만t)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인류에겐 매우 중요한 식량이다. 이러한 콩의 원산지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식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작물들은 모두 야생식물에서 기원하여 품종화되고 재배가 쉬우며 수확량이 많게 개량된 결과물이다.

콩 역시 그 기원이 되는 야생식물이 존재한다. '돌콩(Glycine soja)'이란 이름부터 딴딴한 이 식물은 콩과의 한해살이 덩굴성 식물로 현재 우리가 흔히 접하는 콩(Glycine max)의 기원종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서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작물의 사촌 격으로 야생근연종을 발굴하고 보전하기 위한 CWR(Crop Wild Relative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24개 작물의 야생 식물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고 그 중 하나의 작물이 콩이다.

이 콩의 기원이 되는 돌콩이 우리나라가 기원이라고 밝혀졌지만, 아직 국제 CWR 프로젝트상에는 중국이 기원인 것으로 표기돼 있어 이를 바로 잡을 필요성이 있다.

콩의 종주국인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곡물 수입국이다. 특히 콩은 콩요리나 두부·된장 등으로 거의 매일 먹는 아주 흔한 식품이지만 자급률은 6.6%에 불과하다.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수입된 콩은 대부분 가축 사료로 쓰이지만, 그 가축 역시 우리가 먹기 위해 사육하는 것이니 결국 식량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콩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1900년대 초반 일제강점기부터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재래종 콩 6천여 점을 수집해 가져갔다. 이를 품종화시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유전자원을 가지고 미국이 경제적인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고유의 유전자원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다.

이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2021년부터 K-CWR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에 있는 작물의 야생근연종을 발굴하고 보전·활용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돌콩에 대한 성분분석을 통해 콩과(科) 식물에 기능성 물질인 이소플라본(Isoflavone) 등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규명하였고, 이 외의 다양한 작물의 기원이 되는 야생근연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발굴·보전된 작물의 야생근연종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작물의 재배지 변화 및 병충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 대비한 신품종 개발에 꼭 필요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우리 인류, 우리 후대의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을 보전하고 안전하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영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업화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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