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바다를 향하여 .1] 동해안이 TK 미래... "568㎞ 경북 동해안을 해양문화·관광·비즈니스 벨트로"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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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31   |  발행일 2022-05-31 제3면   |  수정 2022-05-3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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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투 포트 시대를 앞두고 경북 동해안이 생태바다, 치유관광지로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동해 상공에서 바라본 울릉도와 포항·울진·영덕 등에 추진 중인 각종 해양시설 조감도. 〈경북도 제공〉
울릉도·독도를 품고 있는 경북 동해안은 풍부한 해양 생태자원과 수려한 해양경관을 자랑한다. 500㎞가 넘는 해안선을 따라 지역별 독특한 해양 문화도 발전해왔다. 동해는 2028년 개항 예정인 통합신공항과 함께 대구경북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길이다. 깊이와 넓이만큼 무한한 가치도 품고 있다. 분지인 대구가 '해양도시'도 될 수 있는 까닭은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동해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이 동해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해의 풍부한 생태계는 단순한 어장(漁場)이 아닌 녹색 성장과 치유 관광의 기능을 가진다. 복원된 해양 생태계는 탄소 흡수 등 기후 변화 대응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해양 바이오 자원은 관광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다. 산재해 있는 해양 문화의 집적은 동해를 넘어 지역민이 대양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영남일보는 '바다의 날'(5월31일)을 맞아 연중 기획 '바다를 향하여'를 13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투 포트(Two-Port)' 시대를 앞둔 대구경북의 미래는 '동해'에 있다.

울진·영덕·포항·경주 해안선
천혜 자원과 바이오산업 접목
경북도, 해양정원 등 추진계획

지역 어촌 해녀 문화 전승하고
울진·울릉 돌미역 어업도 보존
스토리텔링·명소화 사업까지


◆동해, 생태·치유 명소로

경북 동해안은 울진~영덕~포항~경주 등 4개 시·군에 걸쳐 568㎞의 긴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다. 217㎞(포항 기준) 떨어져 있는 울릉까지 포함한다. 같은 동해 연안에 자리 잡고 있지만 이들 시·군은 환경에 따라 생태·문화·자원 등에서 각기 특성을 가진다. 이 때문에 각 시·군의 특색과 동해의 자원을 접목할 수 있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경북도는 동해 연안의 다양한 자원을 연계하는 구상으로 △포항 호미반도 일대 국가해양정원 △영덕 국립해양생물종복원센터 △울진 해양치유센터 건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역사도시인 경주와 생태섬인 울릉도를 연계, 경북 동해를 첨단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해양문화 관광 비즈니스 벨트'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뛰어난 문화·유산 등 관광자원이 구축된 경주나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울릉과 달리 포항·영덕·울진 등 3개 시·군의 연안 개발 계획은 동해를 '생태 바다'로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항 호미반도(호미곶) 일대 국가 해양정원 추진 계획은 해당 지역 해양 생태계를 보전·활용할 수 있도록 해양 생태 공간으로 조성된다. 오는 8월 예비타당성 신청을 앞두고 도는 이를 동해안 횡단대교와 함께 국내 대표 해양 산림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수립했다.

국립해양생물종복원센터는 지난해 영덕 건립이 확정됐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해양 생물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는 종(種) 복원 사업과 함께 해양생물 증식·구조·치료·서식지 복원 등의 기능을 전담한다. 센터가 2025년 문을 열면 경북은 영양의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함께 국가 생태 복원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해조류 바이오 활성소재 인증, 해양바이오 인큐베이터 등 바이오 산업이 떠오르고 있는 서·남해와는 달리 경북 환동해권은 아직 관련 산업 육성이 더디다. 이 때문에 도는 앞으로 후포 마리나 항만 등 연계 관광자원이 풍부한 울진을 해양 치유 힐링 관광거점으로 집중 육성한다. 이곳엔 해양 머드(mud) 등을 연구하는 치유 소재 R&D 연구센터 등 해양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미래를 위한 해양 생태계 보전

동해는 해양 생물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울릉도(독도) 해역의 경우 동해안 최초로 해양보호 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수중 경관도 뛰어나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등의 여파로 현재는 한반도 해역 중 최고 수준의 아열대화 해역이 돼 앞으로 해양 생물 자원 보전을 위한 노력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울릉도 해역에서는 점박이물범, 물개, 바다사자(강치), 큰바다사자, 점해마, 유착나무돌산호, 해송, 긴가지해송 등 10종 이상의 해양 보호 생물이 보고됐다. 체계적 조사를 통해 울릉도 해역의 생태계를 확인하고 종 복원 등에 나서야 한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독도 전용 조사선인 독도누리호가 취항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독도누리호는 독도 해역 연구에 최적화됐다. 41t 규모에 최대속도 27노트(시속 약 50㎞)로 고성능 산소 충전기와 다이빙 사다리 등 다이빙 지원 장치·정밀 수심측정기 등 주요 연구 장비를 탑재했다. 울릉도·독도 육상 연구뿐 아니라 인근 해역 쓰레기 수거, 해양포유류 관찰 등도 가능하다.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동해안 연안의 해조류 자원은 탄소 흡수 잠재력이 높아 저탄소 녹색성장 등 탄소중립 2050 실현 등에 안성맞춤이다. 맹그로브·염습지·해초류 등 연안에 서식하는 해양 생태계는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고 이를 퇴적층(무산소 상태의 심해)에 장기간 저장한다. 육상 생태계보다 탄소 흡수 속도가 50배 이상 높다. 이미 호주 등에선 연안 해조류 군집이 블루 카본(Blue Carbon) 자원으로서 잠재력이 높다는 학술적 근거도 제시된 상태다. 중국은 양식 해조류 생산량을 블루 카본 자원으로 간주해 국가 온실가스 저감 목표량에 포함시키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해조류가 블루 카본 흡수원으로 공식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도내 연안의 해조류 식생 암반 면적은 100㎢ 이상이다. 앞으로 도는 동해안 블루 카본 활용을 국책사업화하고, 국제 인증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해안 해녀를 아시나요

인문 자원 집적화를 통한 스토리텔링·명소화 사업 등도 추진된다. 대표적인 것이 동해안 돌미역이다. 동해 연안 5개 시·군 152개 어촌계에서는 대대로 미역 짬(바위)을 주요 소득기반으로 삼아왔다. 이들은 미역을 매개로 짬고사, 기세작업(짬매기) 등 공동체 의식을 전승해 오면서 공동 생산·분배 등 경북 어촌만의 특유 문화를 만들어 왔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연산 미역 53% 정도가 경북 동해안에서 생산된다. 해조류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미역은 오랜 시간 우리 민족의 '소울푸드' 역할을 담당했기에 인문학적 보존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최근에는 헬스케어·에코테크 등의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도는 앞으로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을 보전하고 이를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대책도 수립할 방침이다.

해녀 문화 전승에도 나선다. 전통적으로 어촌에서 가계를 책임진 해녀의 삶은 보존 가치가 높다. 해녀 문화에는 어촌의 공동체 기반 사회적 경제 모델을 비롯해 전문직 여성의 가치 실현이 담겨 있다. 수경 등 간단한 도구만 활용, 바닷속에서 자맥질을 통해 해산물을 채취해 온 해녀들은 동해안 어촌을 중심으로 독특한 해양문화를 형성했다. 동해안 연안 5개 시·군에는 포항 1천129명, 경주 191명, 영덕 189명, 울진 66명, 울릉 10명 등 해녀 1천585명이 등록돼 전국에서 제주에 이어 둘째로 많다.

동해안 연안의 해녀 문화는 풍부한 해안 생태계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경북 동해안 어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문화적 가치 또한 높아 해양 문화 콘텐츠 개발 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는 지난 27일 바다의 날을 기념해 역대 최초로 해녀 5명을 선정해 감사패를 수여하는 등 본격적으로 해녀 문화 보존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 동해는 해양 보호 생물인 게바다말, 새우말 주서식처로 생태학적 가치가 높고 해조류 자원을 통해 탄소 중립 실현 등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동해가 앞으로 지역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해양 환경 자원을 활용하는 사업 등을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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