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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3시 20분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조타운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숨진 A씨의 조문을 온 고인의 지인이 부고 소식을 알리는 게시글을 보여주고 있다. 이남영 기자 |
지난 9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빌딩 화재 사망사고로 숨진 피해자 6명의 빈소가 마련되면서 이들의 생전 모습을 그리는 조문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후 3시쯤 대구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피해자 중 한 명의 빈소 앞에 '소꿉친구야, 편히 잠들어라'라고 적힌 화환이 놓여져 있었다.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를 나온 A씨는 고인이 된 분과 자신은 초등학교 동창 관계였다고 했다.
A씨는 "고인은 생전 친구들도 많고 단합도 잘 시키는 쾌활하고 밝은 친구였다. 법조계에서 일해서 그런지 몰라도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친구였다"라며 "고인의 동생과도 한 동네에서 같이 크고 자라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 평소 동창들의 소식은 SNS를 통해 공유하는 데 어제 화재로 우리 동창 중 한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와 함께 빈소를 방문한 김모(여·60대)씨 역시 "장례식장 분위기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침울하다"며 "아직까지 고인의 영정사진이 마련돼있지 않아 물어보니 경황이 없어 준비를 제대로 못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고인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해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또 다른 고인의 빈소를 방문한 B씨는 "고인 중에는 아직 자녀가 어리거나 결혼한 지 얼마 안된 분도 계신다. 변호사에게 항의하는 분들이 간혹 있었어도 불을 지르는 경우는 처음 봤다"라며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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