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이언트 스텝에 한국은 '빅스텝' 예상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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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6 18:29  |  수정 2022-06-17 08:57  |  발행일 2022-06-17

미국 자이언트 스텝에 한국은 빅스텝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공동취재)

치솟는 물가로 미국이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다음 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은이 극약처방으로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을 넘어 역전될 경우 원화가치 하락, 투자자금 유출 등으로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 오전(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정도로 물가 상승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연준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7월 회의에서도 0.50%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dot plot)상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 수준은 3.4%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다음 달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가치 하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도 또다시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전년 동월 대비)로 13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금통위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시장에선 연내 최소 세 차례 정도 기준금리가 더 올라 연말이면 2.50%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의 자이언트스텝 및 추가 금리 인상 예고에 국내 기준금리 인상 수준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7월 빅스텝 이후 8·10·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허재룡 대구은행 ESG전략경영연구소 부부장은" 한은이 다음 달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럴 경우 국내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은 더 가중되고 기업투자와 민간 소비도 둔화되면서 한계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금융권은 가계 등의 부채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건전성 관리에 더 신경을 곧추세울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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