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원숭이 두창' 확진자 첫 발생…시민들 "일상회복 깨지나" 우려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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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3  |  수정 2022-06-22 17:22  |  발행일 2022-06-23 제2면
국내서 원숭이 두창 확진자 첫 발생…시민들 일상회복 깨지나 우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원숭이두창 국내 환자 발생 상황과 검사 결과, 대응조치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서도 '원숭이 두창' 확진자가 처음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22일 방역당국은 원숭이 두창 의심자 2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 결과, 내국인 A씨가 양성으로 판정됐다. 국내 원숭이 두창 환자가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질병관리청은 이날 감염병 위기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원숭이 두창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설치류와 원숭이 등이 주 감염 매개체로 지목되며 감염자의 체액, 딱지, 상처 등에 밀접 접촉하거나 성관계, 오염된 물질을 매개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대표적인 증상은 38℃ 이상의 급성 발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으로 시작돼 얼굴부터 신체로 퍼지는 발진이다.


원숭이 두창은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은 낮지만, 치명률이 훨씬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 두창의 치명률은 3~6%로, 코로나19 국내 치명률(0.13%)보다 3~6배 가량 높다.


국내 원숭이 두창 확진자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또다시 다가온 전염병에 두려움을 드러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시민들은 겨우 회복된 일상이 깨질까 우려했다.


주부 김모(여·55·대구 중구)씨는 "최근 운동을 시작했고, 인적 드문 곳에선 마스크를 벗는 등 일상회복이 돼 가고 있음을 실감했는데, 해외에서 유행하던 원숭이 두창 감염자가 국내에서도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또다시 일상에 제약이 가해질까 두렵다"며 "원숭이 두창이 두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전염성'이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을 겪으며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은 나로 인해 수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린다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식당 종업원 손모(25)씨는 "국내 전파로 원숭이 두창 확진자가 늘어나게 되면 과거 코로나 때처럼 손님들도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 이후 이제서야 매출 회복이 되고 있는데, 또다시 전염병이 생긴다면 절망스러운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첫 원숭이 두창 확산을 경계해 철저한 개인위생을 당부했다.


김신우 경북대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부터 두창은 인류에게 큰 위협이었다. 아직 우리가 원숭이 두창에 대항할 제대로 된 무기를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에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이제 바이러스가 어느 지역에 퍼질 지 아무도 모르게 된 것"이라며 "희망적인 것은 원숭이 두창은 호흡기 전파가 주된 전파 경로가 아니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감염자로 의심되는 사람과 접촉을 줄이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 쓰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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