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스스로 만드는 불안의 덫…둔감하게 사는 것도 재능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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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4   |  발행일 2022-06-24 제14면   |  수정 2022-06-24 07:26
와타나베 준이치의 마음 처방 에세이

사회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개정판

"둔감력은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강인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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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_표지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다산초당/248쪽/1만6천원

소설 '실락원'으로 단숨에 한국과 일본의 수백만 독자를 매료시킨 저자가 불안하고 초조한 사람들을 위해 쓴 마음 처방전이다. 2007년 출간돼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은 책으로, 100만부 판매를 기념한 전면 개정판이다. 새롭게 개정 증보되면서 저자의 이야기들을 최근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해 편집했다. 텍스트와 더불어 감성적 삽화들이 배치돼 읽는 이의 마음을 더욱 평온한 길로 안내한다.

일본판 책의 제목이기도 한 '둔감력(鈍感力)'은 출간 첫해 일본에서 '올해의 유행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둔한 감정이나 감각이라는 부정적 의미의 '둔감'이라는 말에 힘을 뜻하는 역(力)자를 붙인 저자는 '둔감력'을 재능의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저자는 책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금 둔감하게 살라'고 조언한다. 사소한 일조차도 민감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이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놓치기 쉽다고 충고한다. 힘들고 곤란한 일일수록 둔감한 자세로,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흘려보내야 우리 몸과 마음이 건강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억지로 스트레스를 견뎌내기보다 신경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삶의 전략을 바꾸라는 뜻이다.

"남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깊이 고민하지 않고 뒤돌아서자마자 잊는 사람은 건강합니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모두 말입니다. 좋은 의미의 둔감함이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아가 혈액순환도 원활하게 유지 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최근 질병 예방과 치료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은데,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면 피가 온몸 구석구석을 끊임없이 흐르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온몸의 혈관을 항상 열어놓아야 하는데, 이때 혈관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에 자극을 주지 않고 편안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스트레스조차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둔감함의 힘' 중에서)

저자는 또 몸과 마음이 둔감한 사람일수록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고 힘든 일이 생겨도 쉽게 이겨낸다고 강조한다. 직장 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도 둔감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큰 성공을 이뤄낸다고 말한다.

특히 저자는 연인 사이에서도 둔감함이 필수라고 주장한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가장 필요한 마음이 둔감력이라고 말한다면 많은 사람이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군요. 아니, 둔감하면 연인 사이가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듯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는 연애 초기에나 필요합니다."('사랑을 하려면 예민한 마음부터 바꿔라' 중에서)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둔감력이란 긴긴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일이나 관계에 실패해서 상심했을 때,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나아가는 그런 강인한 힘을 뜻한다"며 "그저 몸과 마음이 둔한 사람에게 '둔감력이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부디 오해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저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양창순 박사는 추천평에서 "마음속에 불필요한 자극, 미처 아물지 못한 상처, 좌절과 실패에 따르는 갈등과 후회의 감정이 뒤엉켜 있는 한 우리는 그 속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그럴 때 '둔감한 마음'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감정을 가지치기할 수 있다면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의 잠재력을 건강하고 온전하게 발휘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고 밝혔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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