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엔저의 역습, 일본은 어쩌다 '가난한 나라'가 됐나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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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1   |  발행일 2022-07-01 제14면   |  수정 2022-07-01 07:24
"아베노믹스 탓 임금·1인 GDP 하락…경제 1970년대 수준 추락"
日 경제석학인 저자 다양한 지표로 장기 성장정체 원인 분석
재정위기·공적연금 심각한 문제 '정부 은폐'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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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노구치 유키오 지음/랩콘스튜디오/284쪽/1만6천원

'재팬 애즈 넘버원(Japan as number one)'으로 불리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이 추락하고 있다. 일본의 평균임금은 OECD 중에서도 최하위권으로 떨어졌고, 국가별 풍요의 기준이 되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 순위도 계속 하락해 수년 뒤엔 한국에도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31년까지 2%의 실질 성장을 예측하고 있지만 예상 시나리오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경제성장이 두드러진 한국, 중국, 대만 등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급기야 '선진국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왜 일본의 경제성장은 멈추고, '가난한 나라'가 되어 버렸는가.

경제학자인 저자는 구매력과 빅맥 지수, 고도 교육력, 디지털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일본의 장기 정체 원인을 분석한다. 일본 경제의 문제가 무엇인지, 부활하기 위해서는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를 탐색한다. 또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석하며 일본 경제의 20년 후를 전망한다.

저자는 특히 일본의 추락 원인으로 '아베노믹스의 엔저 정책'을 꼽는다. 아베노믹스의 엔저 정책이 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들고 주가를 올려 일본을 급속히 추락시켰다고 강조한다.

1장은 맥도날드의 햄버거 '빅맥(BicMac)'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일본에서 판매하는 빅맥 가격은 시장환율에 따라 달러로 환산하면 미국의 60% 수준에 그친다. 이는 '저렴한 일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물론 재화나 서비스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임금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소비자로서는 오히려 가격이 저렴할수록 좋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일본의 임금도 재화나 서비스 가격과 마찬가지로 낮다는 점이다. 임금뿐만 아니라 1인당 GDP를 살펴봐도 일본의 수치는 결코 높지 않다.

예전에는 달랐다. 아베노믹스가 시행되기 이전인 2010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지위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베노믹스 기간을 거치면서 일본은 빠르게 가난해졌다. 무엇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위치는 1970년대 후반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2장부터는 현재 일본이 처한 상황의 배경을 이해하고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했는지 밝힌다. 환율이 엔화 약세로 전환된 점, 그리고 이를 막을 시장조절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배경을 지적한다. 특히 한쪽으로 치우친 일본의 경제정책이 위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힌다.

그렇다면 일본의 상황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8장부터 이 질문에 대한 논의와 다양한 전망을 내놓는다. 현재 일본 정부는 여러 가지 미래 예측에서 앞으로 높은 성장률이 실현되리라 가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로는 실질 1% 수준의 성장조차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국가 재정이나 공적연금제도가 떠안은 심각한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또 앞으로 일본경제가 가속화되는 인구 고령화 문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임금이 상승하지 않으면 사회보장제도가 한계에 다다르는 '2040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유를 알면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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