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월 CPI 9.1%, 바이든 "구닥다리 통계" 비난… '울트라스텝' 전망 커져

  • 서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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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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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재롬 파월 의장. 연합뉴스
미국의 6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CPI)이 전년 동월 대비 9.1%를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폭이 전문가들의 전망치보다도 높은 9.1%를 기록하며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당초 월가는 CPI 상승폭을 8.8∼9.0%를 예상했던 것.

이는 41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5월 8.6%보다 0.5%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에너지 지수 상승률은 41.6%로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 4월 이후 최고치였고, 식료품 지수 상승률도 10.4%로 1981년 2월 이후 최대치였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된 여파라는 분석이다.

이에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오는 26~27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뛰어넘는 '울트라스텝(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전략가인 제레미 시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연준이 물가 인상에 대해 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모습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며 지난달부터 1% 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이달 말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90.6%에서 57.2%로 낮추고, 울트라 스텝 가능성을 9.4%에서 42.8%로 올렸다.

그런가운데 이날 G7(주요7개국) 소속 국가인 캐나다는 앞장서서 1%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캐나다의 지난 5월 물가가 7.7% 급등하면서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분위기가 짙어졌다.  시장의 예측을 뒤엎은 캐나다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인상이다.

연준이 1%대 울트라 스텝을 진행할 것으로 보는 건 최근 유가 등 일부 상품들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개월 내 물가 상승 폭이 둔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물가 안정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의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준이 폭발적 속도로 금리를 끌어올린다면 미국과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월 2.9%로 예상했던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췄다.

한편, 중동 순방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6월 CPI 통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날 발표된 수치를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라고 평가한 뒤, "이는 또한 구닥다리통계(out-of-date)이기도 하다"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 가격이 월간 인플레이션 상승치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라며 "오늘의 자료는 거의 30일에 걸친 휘발유값 하락은 반영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6월 CPI 상승을 이끌었던 휘발유 가격과 밀(식품) 등이 6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6월 소비자물가(CPI) 지수에 하락 출발했던 뉴욕증시는 바이든 발언 후 7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장중 한때는 상승 반전하기도 했으나 결국 일제히 하락했지만 낙폭은 줄였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8.54포인트(0.67%) 하락한 3만772.79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02포인트(0.45%) 내린 3801.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15포인트(0.15%) 밀린 1만1247.58에 각각 장을 마쳤다.
서용덕기자 sydkj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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