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매곡정수장 인근 깔따구 유충 발견…수돗물 안전 다시 '관심'

  • 이남영
  • |
  • 입력 2022-07-14 17:20  |  수정 2022-07-15 06:57  |  발행일 2022-07-15 제2면
clip20220713191610
13일 오전 대구환경운동연합이 대구 달성군 매천정수사업소에서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깔따구 유충.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대구 매곡정수장(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인근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을 두고 대구시와 환경단체가 상반된 주장을 펼치면서 수돗물 안전에 대한 시민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하루 전인 13일 매곡취수장 건너 낙동강에서 15분 동안 20개체가 넘는 붉은 깔따구 유충이 채집됐다. 붉은 깔따구 유충과 실지렁이 등은 4급수 지표생물이며 4급수는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붉은 깔따구 유충은 모래강이 아닌 뻘밭에서 살아간다. 낙동강 강바닥이 지금 모래밭이 아닌 뻘밭으로 바뀌었다는 증거"라며 "환경부 설명에 따르면 4급수 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키는 물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물로 수돗물을 만들어 여태 대구시민에게 공급해 오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구 수돗물의 깔따구 유충 실태 조사 등을 대구시에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구상수도사업본부 측은 깔따구 유충 발견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매곡정수장의 경우 고도 정수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환경단체가 지적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매곡정수사업소 관계자는 "환경단체가 유충을 발견했다고 언급한 위치는 정수장 내부가 아닌 인근"이라고 지적한 뒤 "매곡정수장은 '염소 소독 및 오존 살균' 등 여과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 중이라 깔따구 유충이 발견될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설명했다.


최근 녹조 등으로 깨끗한 수돗물 공급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 창원 석동정수장에 이어 대구 낙동강에서도 붉은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고, 또 이를 놓고 당국과 환경단체가 정반대 입장을 보이자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곡정수사업소 관계자는 "경남 창원 진해구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매일 하던 수질 검사와 정수 처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며 "아직 수돗물에서 유충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대구시민이 안전한 물을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낙동강 원수의 정수 처리 과정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영남대 교수(환경공학과)는 "물고기 먹이의 40%가 깔따구다. 깔따구가 인근에 있다는 것 자체는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지만 정수 처리 과정에서 깔따구가 제거되지 않는다면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는 있다"고 제안했다. 또 "대구 내 정수장은 비교적 관리가 잘되는 편이고 모래 여과 공정, 염소 처리, 오존 살균 등 과정이 실시되는 만큼 유충 발견 가능성이 낮은 것도 사실"이라며 "정수 처리 과정만 제대로 진행한다면 웬만한 미생물은 다 제거가 가능하기 때문에 깔따구 유충 존재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현재 운영하는 정수 처리 시스템의 발전과 깨끗한 원수 확보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남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