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불 위에 걸린 200인분 대형가마솥 고기 끓이는 화력 비율이 최대 승부처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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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5   |  발행일 2022-07-15 제34면   |  수정 2022-07-15 08:49
[숨은 곰탕집] '달성군 금산곰탕'
소머리·소양·우족·사골·꼬리
숱한 시행착오 끝에 비법 터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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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과 곰탕의 접점에 서 있는 듯한 달성군 유가면 달창저수지 옆 금산곰탕. 최근 미식가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기자는 달성군 유가면 달창저수지 바로 옆에 있는 '금산곰탕'을 발견했다. 비교적 장작불 곰탕의 원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가게였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에서 태어난 오선아(68) 사장. 젊었을 때는 가수가 꿈이었지만 생업 때문에 접었다.

30대 때는 동성로에서 '녹향'이라는 뭉티기 전문집도 경영했고 현풍으로 건너와 본격적으로 곰탕집을 연다. 기본기는 충분했다. 모친이 고향에서 충남식당이란 곰탕집을 운영했다. 15년 전 '산속 곰탕집'을 꿈꾸며 현재 자리로 왔다. 200인분 대형 가마솥부터 걸었다. 장작불로 고아내는 전통방식의 곰탕집이 탄생했다. 불 담당은 황해도 출신 화부인 김씨, 오픈 때부터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초창기에는 고향의 명품인 인삼을 곰탕에 넣었지만 호불호가 갈렸다. 생각해 보니 답은 간단했다. 기본에 충실. 곰탕은 좋은 한우, 제대로 된 육수의 점도, 나쁜 굳기름 제거, 곰탕 맛과 병행된 묵은지와 깍두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삶아져 나온 각 부위 고기를 미리 잘 저며두는 것, 최대 승부처는 소머리·소양·우족·사골·꼬리, 이 다섯 부위를 어떤 비율로 어떤 화력으로 고아내는가에 있었다. 그녀는 숱한 시행착오를 통해 자기만의 비법을 터득하게 됐다.

지난해 꿈에도 그리던 가수로 데뷔했다. 더없이 팍팍했던 지난 인생을 노래한 '수채화 인생'(박태국 작사·최상찬 작곡)을 내밀었다. 하지만 노래보다 곰탕이 우선이란다. 물론 노래나 곰탕이나 곰삭아야 제맛이 나오는 건 같다. 6년 전 고맙게도 아들(박재원·46)이 가업을 잇겠다고 나섰다. 금산댁, 이제 쪼끔 사는 맛이 나는 모양이다.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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