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과정중심평가 A to Z…"발표·토론·실습 등 통해 성장과정 중심으로 평가"

대구지역 한 초등학교의 모둠수업에서 학생들이 힘을 모아 하나의 과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재 초등학교에서는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도 꼼꼼하게 챙기는 '과정중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가정통신문이나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부모 대상 연수에서 '과정중심평가'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하지만 과정중심 평가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초등학교 현직 교사에게 '과정중심평가'가 무엇인지, 왜 생겼는지, 어떤 과정 등으로 운영되는지 등에 대해 들어보자.

4차 産革 시대 맞춰 교육도 변화
학생 개개인 변화·발전 지켜보고
적절한 피드백 제공해 성장 지원

풀이과정 말·글로 표현하는 연습
가정에서 꾸준히 하면 도움될 것

Q: 과정중심평가가 왜 등장했나.

A: 지금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중 적지 않은 수는 방학식 날 '통지표'를 받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네모난 칸 안에 과목이 적혀있고 '수우미양가'로 표기된 성적이 적혀 있던 것. 이처럼 부모 세대에 평가라고 하면 월말고사, 중간고사, 기말고사, 통지표, 총점, 평균, 석차 이런 낱말들이 떠오를 것이다. 국가에서 기준을 정해놓고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과거의 교육 목표에서는 이런 결과 중심의 평가가 유효했겠지만 지금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지식, 기술이 등장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새로운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교육의 변화는 필수적이고, 그 변화의 중심에 평가 방법의 혁신이 자리하면서 '과정중심평가'가 등장했다.

Q: 과정중심평가란 무엇인가.

A: 학기 말, 학년 말과 같이 특정 기간에 시행되는 평가, 전체 시험과목의 총점과 평균이 우선시 되는 평가, 교사 중심의 평가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결과 중심 평가의 특징이다. 이런 과거의 평가 방법은 학생들에게 배움의 과정보다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됐다. 또 소수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한 교실의 대다수 아이들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평가 결과인 통지표에 제시된 평균, 석차는 우리 자녀들이 어떤 부분이 우수하고 부족한지, 어떤 과정을 통해 배움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피드백이 부족했다.

하지만 과정중심평가는 학습을 위한 평가, 그리고 학습으로서의 평가를 말한다. 즉, 수업과 평가가 일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체육 수업 때 농구 드리블에 대해서 배우고 나중에 이에 대한 평가로 슛을 많이 넣는 아이들에게 좋은 점수를 준다고 생각해 보자. 이 사례는 수업과 관계없는 평가, 수업 과정보다 시험 결과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과정중심 평가에서는 아이들이 수업 때 드리블 연습하는 모습과 학생 개개인의 드리블 기능이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이처럼 과정중심 평가는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업 중 지속적으로 시행되며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평가하고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해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를 말한다.

Q: 과정중심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A: 기존의 평가 방법은 종이 시험지를 이용한 지필 평가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과정 중심평가는 지필 평가뿐 아니라 서·논술형, 구두발표, 토의 토론, 실험 실습, 포트폴리오, 관찰 등 평가 내용에 맞는 다양한 평가 방법이 사용된다. 평가의 주체도 교사 주도에서 학생 주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학생들이 평가 기준을 생각해 보고 자신 또는 친구의 성취 정도를 판단해 기록하는 자기·동료 평가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Q: 우리 자녀에게 어떤 평가가 이루어지는지 미리 알 수 있나.

A: 모든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들께서 학기 시작 전 미리 모든 과목의 성취기준을 분석, 평가요소를 선정해 평가 계획을 수립한다. 이렇게 수립된 평가 계획은 정보공시 사이트(www.schoolinfo.go.kr)를 통해 공지되고 있어 미리 우리 자녀의 평가계획을 살펴보면 과목별 중요한 주요 학습 요소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각 학교에서 분기별 또는 학기별로 과정중심 평가 결과를 가정으로 통지하고 있다.

Q: 가정에서 평가의 패러다임 변화에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A: 교육계의 평가 방향 변화를 위한 꾸준한 노력에도 여전히 지필 중심의 평가에 익숙한 것이 현실이다.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 소중한 우리 아이들 하나하나의 보석 같은 잠재력을 이끌어 내고 키워줘야 하는 교육적 사명을 생각해 보면 과정중심 평가는 거스를 수 없는 큰 물결임은 틀림없다. 그렇다면 학교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평가 결과인 점수에 초점을 두기보다 자녀가 이 전보다 얼마나 더 성장하고 변화했는지를 찾아 격려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문제 해결 과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부모님의 칭찬과 격려 속에서 점점 익숙해질 것이다. 또 과정중심 평가가 추구하는 학생의 진정한 성장도 일어나게 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 노정택 대구교육대 대구부설초등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