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초등 1학년 첫 여름방학 보내기…"아이가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목록 적어보세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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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5  |  수정 2022-07-25 07:24  |  발행일 2022-07-25 제13면
목록 중 챙길 부분 선택·정리해

실천 가능하도록 계획표 만들고

타당한 이유 있을땐 수정하면 돼

[초등맘 상담실] 초등 1학년 첫 여름방학 보내기…아이가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목록 적어보세요
여름방학을 맞아 대구 수성구 대구창의융합교육원을 찾은 초등학생들이 지구온난화 관련 지구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지역 대부분 초등학교의 방학이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다. 첫 방학에 들뜬 아이들과 달리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선다. 초등학생된 자녀와 함께 처음으로 맞는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막막해서다. 더욱이 유치원의 방학은 길어야 2~3주였지만, 초등학교 방학은 최소 4주 이상이어서 걱정이 더 깊다. 특히 코로나19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시기에 다양한 장소를 많이 다니기도 걱정스럽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에는 우리 아이가 많이 답답해하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을까 걱정스럽다. 초등학생 1학년의 첫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

Q:첫 여름방학을 맞이하기 위해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A: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자.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아이의 삶에 도움이 되고 실천 가능한 방학 생활 계획표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말이나 저녁 시간에 가급적 온 가족이 모여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로 구분해 이야기를 해보는게 좋다. 아이들은 당연히 하고 싶은 일만 이야기를 해서 부모를 당황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초등학교 1학기를 수료한 어엿한 학생이기 때문에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부모들은 자녀를 믿고 대화를 나누면 된다.

먼저, '하고 싶은 일'을 생각나는 대로 종이에 적어 보도록 해보자. 학기 중에는 학교를 다니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본인들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미루거나 포기한 경우가 아주 많다. 가족여행, 친구집에 놀러 가기, 친구를 우리집에 초대하기, 스마트폰(컴퓨터) 게임하기, 혼자 혹은 가족, 친구 등 함께 하는 구성원도 생각하며 정리하자. 신나게 놀기도 아이들의 신체·정서 발달에 꼭 필요한 활동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 목록에 적어주는 것은 잊지 말고 챙겨야 할 부분이다.

'해야 할 일'도 생각나는 대로 종이에 적어 보자. 학교에서 제공한 '여름방학생활 안내문'에 보면 과제가 제시되어 있다. 선택 과제는 여러 가지가 있는 만큼 그중에 몇 가지를 골라서 정리해보자. 우리 아이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의 바람도 함께 이야기를 나눈 후, 아이의 동의를 받아 정리해주는 게 좋다. 이 중,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 매일 20분 책읽기도 추가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Q:4주 이상의 긴 방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나.

A:앞서 이야기한 것을 달력을 활용해 방학 전체 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면 된다. 큰 달력을 놓아둔 후,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메모지를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날짜 위에 놓아두도록 해보자. 맞벌이나 휴가기간 등 부모와 가족의 상황을 고려해 정리한 내용 중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있음을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하도록 하면 좋다. 경우에 따라 불가능한 일을 실천 가능한 대체 활동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하루 동안의 시간대별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면 된다. 매일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일상과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하루 중 어떤 시간에 할지를 계획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상 및 취침 시각, 독서 시간, EBS 교육방송 시청 등 학교 과제 해결 시간 등을 실천 가능하도록 계획을 해야 한다. 삶을 성장시키고 실천 가능한 방학 계획표를 수립하는 것이 우리 아이의 성공적인 첫 방학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Q:계획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어쩌나.

A: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아이가 실천하지 않은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계획표를 수정해주면 된다. 하지만, 타당한 이유 없이 계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아이가 실천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이와 부모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좋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님이 자신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와 인정이 아이의 자존감과 자율성을 신장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가 계획대로 실천하지 않을 경우 의문사를 붙인 의문형으로 지적해주는게 좋다. '10시는 책읽기인데, 책 안 읽어'처럼 의문형으로 제시했지만, 사실상 아이에게는 지시형으로 아이에게 전달된다. 그 대신 '벌써 10시가 되었네. 엄마는 오늘 이 책을 읽을 건데, 너는 무엇을 할꺼니' 등의 행태로 말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Q:방학 동안 우리 아이들이 꼭 해야 하는 내용이 있다면.

A:영양이 듬뿍 담긴 음식을 아이에게 많이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모두 매한가지다. 그렇다고 약 30∼40일간의 방학 동안 매일 매일 다채로운 활동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런 만큼 가장 기본이 되는 집밥 같은 3가지, 즉 꼭 챙기면 좋을 것을 추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엉덩이 힘을 길러주는 게 좋다. 여기서 말하는 엉덩이의 힘은 신체적인 엉덩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의자에 지긋이 앉아 무엇을 몰두하는 태도를 뜻한다. 엉덩이 힘이 점점 자라날수록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도 함께 자라난다. 그런 만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기 전에 엉덩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자아 존중감을 바탕으로 자율성을 길러주는 게 필요하다. 이 시기의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절대적인 지지와 인정이 자기 인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작은 성공 기회와 인정을 통해 자아 존중감이 향상되면, 어떤 활동을 시작할 때 두려움에 피하지 않고 용기를 가지고 도전을 하고, 어떤 난관에 봉착했을 때도 자기만의 해결 방법을 찾아 해결하게 된다.

셋째, 독서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학교 및 지역 도서관을 많이 활용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의 도서관에 어려워할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책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함께 책을 읽게 되고, 이런 짧은 경험들이 모이게 되면 책을 고르는 능력, 책에 재미를 느끼는 흥미 등이 점점 자라나게 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김은주 대구논공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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