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시 자연건조시켜 맛 깊고 당도 높아…美·英 등 전세계로 수출

  • 김일우 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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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0   |  발행일 2022-08-10 제22면   |  수정 2022-08-10 08:38
[상주, 삼백의 고장에서 스마트팜 도시로 .5] 관광자원으로 거듭나는 상주곶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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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곶감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자연건조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상주시 곶감건조장에서 한 농민이 건조대에 매달린 둥시(곶감용 감)를 살펴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지난해 전국 생산량의 60%, 6천577t생산
2005년 350여농가 국내 최대 유통센터 설립
조선시대 진상품…750년 넘은 감나무 남아
해마다 열리는 곶감축제·곶감공원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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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는 15세기 이전부터 곶감 주산지였다. 상주 외남면 소은리 379-1에는 750년이 넘은 감나무가 아직 남아있다.

6천577t. 2021년 한 해 동안 경북 상주에서 생산된 곶감의 양이다. 이는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에 달하는 규모다. 더욱이 상주 곶감은 식감이 찰지고 과육이 많아 곶감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힌다. 상주가 조선시대부터 삼백(三白, 곶감·쌀·누에)의 고장이라 불린 이유다. 비타민A·폴리페놀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다량 포함된 상주 곶감은 이제 국내를 넘어 미국·영국·캐나다·대만·태국·싱가포르 등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상주, 삼백의 고장에서 스마트팜 도시로' 5편에서는 상주 곶감의 우수성을 소개한다.

◆국내 최대 규모 상주곶감유통센터

지난 8일 경북 상주시 헌신동에 있는 상주곶감유통센터. 아직 곶감 생산 시기는 아니지만 곶감 선별기 앞에는 곶감을 만드는 데 필요한 농자재 상자가 빽빽이 쌓여있었다. 센터 직원은 지게차를 이용해 농자재를 소형 트럭에 부지런히 실어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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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15년 문을 연 상주곶감공원에 가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을 주제로 만들어진 동화를 만날 수 있다.
신경재 상주곶감유통센터 팀장은 "10월 중순이 되면 본격적으로 곶감으로 만들 떫은 감이 들어온다"며 "그때는 밤늦게까지 선별기 4대를 모두 돌려도 부족할 정도로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상주곶감유통센터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곶감 영농조합법인이다. 상주 곶감 생산 350여 농가가 32억원을 출자해 설립했다. 2005년 9월 '상주곶감발전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뒤 두 차례 명칭이 바뀌었다.

2012년에는 현재 위치에 대지면적 1만3천734㎡·건축면적 3천730㎡ 규모로 상주곶감선별장 및 유통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선별기부터 세척기·포장기·냉동 창고 등 곶감 유통을 위한 여러 시설이 갖춰져 있다. 시설 내에는 상주시 농특산품 수출홍보 전시관과 상주 곶감 직판장도 자리한다. 운영은 상주곶감유통센터가 맡고 있다.

상주곶감유통센터는 곶감의 원료가 되는 생감을 농가에서 사들여 엄격한 선별작업을 한다. 이후 선별된 생감을 다시 농가에 팔고, 농가는 곶감으로 만들어 상주곶감유통센터에 되판다. 상주곶감유통센터는 다시 사들인 곶감을 수출하거나 군납 또는 급식용으로 판매한다. 상주 곶감은 베트남·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캐나다·네덜란드·영국·뉴질랜드 등 전 세계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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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재 상주곶감유통센터 팀장이 유통센터 안에 있는 상주시 농특산품 수출홍보 전시관에서 상주 곶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감은 단감과 떫은 감으로 나눠진다. 보통 단감은 그대로 먹지만 떫은 감은 홍시나 곶감으로 만들어 먹는다. 곶감은 떫은 감의 껍질을 벗겨 말린 것이다. 곶감 중에서 50~60일 동안 숙성시키고 건조한 것을 '건시(乾枾)'라고 한다. 40~45일 동안 숙성시키고 건조하면 '반건시(半乾枾)'가 된다.

곶감으로 만드는 떫은 감 품종에는 둥시·수시·월하시·고종시·단성시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상주 둥시는 으뜸으로 꼽힌다. 수분이 적어 곶감으로 만들면 식감이 찰지고 속이 꽉 차기 때문이다.

신 팀장은 "곶감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은 기계를 이용해 건조하지만 상주에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자연건조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둥시를 자연 건조한 상주 곶감은 맛이 깊고 당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진상품

감은 원산지가 동양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늦어도 고려시대부터 재배된 것으로 보인다. 고려 제23대 고종(재위 1213~1259년) 시기에 편찬된 의학서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는 감 재배와 관련한 기록이 나온다. 하지만 당시 문헌에는 곶감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곶감은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주는 15세기 이전부터 곶감 주산지였다. 1454년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는 상주 홍시와 곶감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1468년 편찬된 '예종실록(睿宗實錄)'에도 곶감의 진상을 상주에서 나눠 정했다고 기록돼 있다. 상주 외남면 소은리 379-1에는 750년이 넘은 감나무가 아직 남아있다.

일찌감치 농업이 발달한 상주는 서쪽이 높고 동남쪽이 낮은 서고동저(西高東低) 지형이다. 서쪽은 백두대간을 따라 소백산맥이 우뚝 솟았고, 동남쪽은 낙동강을 따라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다. 그래서 상주 사람은 옛날부터 평야에서는 쌀을, 구릉성 산지와 집 주변에서는 감을 재배했다.

상주는 감을 재배하고 곶감을 만드는 데 적합한 전형적인 중부지방의 대륙성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온화하고 맑은 기후에 비옥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까지 갖춰 감을 재배하기에 알맞다. 또 연평균 기온이 11.9℃, 연평균 강우량 1천200㎜, 낮은 상대습도는 곶감을 말리기에 적합했다.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상주 곶감은 일찌감치 전국 최고 자리에 올랐다. 조선 세종과 예종 때 진상(進上)할 정도로 상주 곶감은 그 맛이 일품이었다고 한다.

상주 곶감은 상주 고유의 떫은 감 품종인 둥시로 만들어 맛이 좋다. 또 떫은 감 껍질을 얇게 벗긴 뒤 60일 이상 자연적으로 숙성·건조해 감칠맛이 난다. 특히 비타민A가 사과보다 450배나 포함돼 있을 정도로 영양도 풍부하다. 항혈전작용·혈액순환·숙취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상주 곶감은 다른 지역 곶감보다 폴리페놀 함량이 더 많아 생리(生理) 활성능(活性能)도 우수하다.

◆지역 특산물에서 관광 자원으로

상주는 국내 최대 곶감 산지다. 떫은 감과 곶감 생산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 상주의 떫은 감 생산량은 2만9천717t(319억원)으로 국내 전체 생산량의 18%를 차지했다. 곶감의 경우는 국내 전체 생산량의 60%(6천577t·1천745억원)를 책임지고 있다.

곶감이 주산지인 상주 남장동과 외남면 일대(면적 99만650㎡)는 2005년 9월 곶감특구로 지정됐으며, 상주 둥시 품종은 이듬해 8월 산림청에 품종 등록됐다. 상주시는 2007년 6월 상주 곶감의 지리적표시제 등록도 마쳤다.

조선시대부터 품질을 인정받은 상주 곶감은 여전히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2008년 설 명절 대통령 선물용으로 정부에 납품됐고, 2018년에는 남북 고위급 대표단 오찬장에 후식으로 상에 올랐다. 2019년 11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상주 전통 곶감 농업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했다.

상주 곶감은 이제 지역 특산물을 넘어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주곶감축제와 상주곶감공원이다. 상주에서는 상주곶감유통센터와 외남면 주민이 매년 12월 각각의 곶감축제를 열어왔다. 곶감축제는 해를 더할수록 내실 있는 축제로 성장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상주시는 올해부터 두 곶감축제를 하나로 합쳐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주곶감공원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15년 문을 열었다.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에 대지면적 3만2천21㎡, 건축면적 3천317.47㎡ 규모로 조성했다. 투입된 예산만 118억1천400만원에 달한다. 상주곶감공원에 가면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을 주제로 만든 동화를 만날 수 있다. 또 상주 곶감에 녹아있는 상주의 역사와 전통을 알 수 있다. 감 따기·감 깎기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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