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가 배수의 진을 치고, 국민의힘과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10일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비대위 전환과 관련, 서울남부지법에 전자접수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비대위 전환과정의 당헌상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들며, 법원에 판단을 구했다.
집권 여당 대표가 소속 정당의 결정에 공개 반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초유의 상황이 현실화된 셈이다. 이 대표를 아끼던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정미경 전 최고위원 등 당 안팎의 인사들이 가처분 신청을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이 대표와 국민의힘은 이제 사법부의 손에 운명을 맡기게 됐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이 대표는 극적 회생하겠지만 기각될 경우 정치적 생명을 위협받는 고립무원에 몰릴 수 있다. 국민의힘도 가처분 인용 여부에 따라 당의 조속한 안정이냐, 대혼란이냐를 결정짓는 기로에 서 있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와의 만남 추진과 신속한 비대위 인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통상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일주일 이내에 나오는 만큼 그 사이 주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와의 극적 담판이 이뤄진다면 국면 전환도 가능하다. 주 비대위원장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 대표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비대위 인선은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 초에 마무리하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8월17일)전 출범을 준비 중이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오늘·내일 비대위원, 비서실, 보좌역 인선에 주력할 것이다. 시한을 정해놓고 있지 않은데 가급적 빨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대위가 9명으로 구성될 경우 주 비대위원장을 비롯, 당연직 비대위원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6명의 비대위원은 원내와 외부에서 절반씩 배분될 전망이다. 원내에선 당내 초·재선 그룹이 우선 안배될 것으로 보이며, 외부위원은 청년·여성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 인선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