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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제카가 지난달 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울산현대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
프로축구 대구FC의 무딘 칼 끝이 울산현대의 단단한 방패를 뚫어낼 수 있을까.
대구는 오는 1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2 28라운드 울산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10일 강원FC 원정전에서 후반 막판 일격을 얻어맞고 0-1로 침몰, 3연패에 빠진 리그 9위 대구(5승 12무 9패·승점 27)는 벼랑 끝에서 선두 울산(15승 7무 3패·승점 52)을 만난다.
대구가 9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동안 강등권인 10위 김천상무(6승 8무 11패·승점 26), 11위 수원삼성(5승 9무 11패·승점 24)이 턱밑까지 쫓아왔다. 게다가 김천과 수원은 대구보다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어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남은 상황.
반드시 승전고를 울려야 할 시점이지만, 대구의 현재 전력은 '4연패', '강등권 추락'을 염려케 한다.
최근 대구 수비진은 '팔공산성' 별칭에 어울리지 않게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했다. 홍정운, 정태욱, 김우석, 김진혁 등 중앙수비수 전체가 집중력을 잃고 상대 선수를 놓치거나 아찔한 패스 미스로 실점을 자초했다.
알렉산더 가마 대구 감독이 개선을, 주장 김진혁이 각성을 약속하면서 강원전을 기점으로 수비 안정감은 궤도를 찾는 모습이다. 조진우가 수비진 새로운 첨병을 맡고, 공격적인 역할에 치중하던 페냐까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느슨하던 중원 압박 강도가 높아졌다.
다만, 울산의 공격력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두 번째로 강하다. 기민하게 상대 뒷공간을 파고드는 엄원상이 11골을 집어넣으며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레오나르도(9골)와 아마노(7골)가 지원 사격을 펼치고 있다. 이달 들어 2경기에서 1-1 무승부만 두 차례 기록하면서 주춤하곤 있지만, 저력은 경계해야 한다.
대구가 해결해야 할 더 큰 문제는 무뎌진 공격력이다. '에이스' 세징야의 빈자리가 심각하다. 페냐를 세징야 자리에 배치해보고, 김진혁을 공격수로 활용해 제카와 함께 제공권을 장악해보고자 시도하고 있지만, 꽉 막힌 공격 루트가 쉽사리 풀리질 않는다.
현재 대구의 팀 내 득점 1위는 고재현이다. 기가 막힌 위치 선정으로 이번 시즌 9골을 꽂아 넣은 그는 중요한 공격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고재현이 동료 선수들과 동선이 겹치거나 빈 공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상대 압박에 공을 빼앗기는 장면이 잇따라 나온다.
제카의 골 결정력 부족도 심각하다. 제카는 지난달 9일 홈에서 열린 울산전(1-1 무) 극적인 동점 골을 남긴 이후 침묵 중이다. 제카에 맞춘 공중볼 투입 전략은 상대에게 읽혀 무용지물이고, 피로 누적 탓인지 드리블 돌파 시도도 번번이 막히고 있다. 그렇다 보니 무리한 슛 시도가 나오고, 골 결정력은 떨어졌다.
페냐는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해 부지런히 뛰면서 세징야 공백을 지우고자 애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달 31일 수원FC와의 경기에서 한국 무대 데뷔골을 넣었고, 이후 자신감 있는 킥을 날리고는 있으나, 정교함과 주변 연계가 부족하다.
세징야는 울산전에도 뛰지 못한다. 정치인, 오후성 등은 교체 자원 이상의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고재현과 제카, 페냐가 해결을 해줘야만 한다. 무승부는커녕 승리만을 바라봐야 하는 대구가 올해 리그에서 가장 단단한 방패를 자랑하는 울산(22실점·리그 최저)을 뚫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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