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별 변화하는 선어골목] 좌판형→포차→초밥집→전문점 진화…대형선어로 부위별 저며 낸 모둠형태 인기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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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2 07:55  |  수정 2023-04-10 09:13  |  발행일 2022-08-12 제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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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선어문화의 원형을 보여주는 충무동 새벽시장 내 어물전 중심부. 거기에 동환할매집 등 몇몇 선어집이 이마를 맞대고 앉아 있다.

선어집도 진화를 거듭한다. 어시장에서 태어난 '회무침선어집', 다음은 규모를 가진 횟집에서 전문적으로 선어만 파는 형태, 이어 부산국제영화제 등으로 관광객이 몰려들자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바닷가 '선어포장마차', 일본 영향을 받은 '초밥집 선어', 그리고 고급스러운 대형 선어 전문점, 이젠 선어와 활어를 절충한 신개념 선어집도 생겨나고 있다. 생선회 전문강좌를 만든 조영제 부경대 교수는 활어와 선어회의 절충식인 '생생회'란 개념을 제시한다. 활어는 식감은 좋은 반면 감칠맛이 부족하고 대신 선어회는 감칠맛은 좋은 데 씹힘성이 부족한 걸 감안, 둘의 장점을 고루 맛보게 만든 것이다. 보통 활어를 그날 6~8시간 숙성시켜 내는 형태이다.

요즘 가장 비싸고 핫한 충무동 '선어마을'은 돗돔 같은 대형 선어만 부위별로 저며 모둠 선어회 형태로 낸다. 제대로 먹으려면 한 접시 10만원을 내야 한다. 그리고 부산 서구청 근처 '용광횟집'도 부산의 대표적 선어집이다. 거기서 '오징어통찜'이 개발됐다고 한다. 밤에 그 집을 찾았다. 흰살 생선인 도다리·농어·광어가 나왔다. 그날 충분히 숙성시킨 탓인지 즉석 활어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풍미가 전달됐다. '이래서 다들 선어 선어 하는구나'라고 독백했다.

자갈치 시장 여인숙 골목도 선어골목으로 유명하다. 20~30년 전 원양어선 등 장기 출항을 하던 선원들이 임시로 머물던 여인숙이 지금도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들의 까다로운 식성을 알아서 잘 챙겨주는 선어집이 하나둘 생겨난다. 거제선어, 남이네, 포항, 삼천포, 김해, 순자네 등이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영도 '달뜨네'는 후발주자로 시메사바(고등어초회) 전문점으로 유명해졌다. 이밖에 자갈치시장 내 '명물횟집' 등도 핫하다.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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