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진 방화에 날아간 백정현의 마수걸이 승리...삼성, kt에 연장 끝내기 패배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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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4 21:35  |  수정 2022-08-14 21:35
불펜진 방화에 날아간 백정현의 마수걸이 승리...삼성, kt에 연장 끝내기 패배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작년 보여준 위력을 회복했지만, 불펜진 방화로 16번째 시즌 첫 승 도전엔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백정현은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kt 위즈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2-0으로 앞선 7회 말 마운드를 이어받은 우규민이 2실점 하면서 승리 요건은 날아갔다. 삼성은 연장 10회 말 끝내기 적시타를 맞고 2-3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백정현의 투구는 다음 등판을 기대케 할 정도로 좋았다. 특히, 이날 6회까지 71개 공으로 틀어막는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다는 점과 볼넷과 피홈런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그가 51구나 던지며 적극 활용한 투심은 최고 시속 139㎞까지 찍히는 등 평소보다 구위도 좋았다.

백정현은 올 시즌 앞서 15경기 등판에서 피홈런 19개를 기록해 리그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번째로 많은 이의리(KIA)가 22경기에서 16피홈런, 세 번째 임기영(KIA)이 17경기 14피홈런인 것이 비하면 비율상 차이가 크다. 경기당 1피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백정현이 유일하다.

9이닝당 볼넷 숫자도 많았다. 9이닝당 볼넷 숫자도 3.25개로 규정이닝을 채웠을 때를 가정하면 리그에서 5번째로 많다. 구속은 느려도 칼같은 제구와 코너웍을 활용해 타자들을 요리하던 백정현의 특기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셈이다.

그랬던 그가 다시 좋은 제구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내는 투구를 선보였다는 것이 코치진과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고,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서 4년 최대 총액 38억 원의 '빅 사인'을 끌어내며 올해 역시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토종 좌완 선발 투수 귀환의 신호탄인 셈이다.

더군다나 삼성 선발진은 현재 에이스인 데이비드 뷰캐넌을 비롯해 양창섭·장필준·허윤동 등 대체 선발자원까지 부상과 부진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이기에 그의 반등이 반갑다. 여기에 양창섭이 다음 주 복귀 예정이고, 뷰캐넌과 허윤동도 조만간 1군에 합류하기로 해 삼성 선발진은 다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로 선회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삼성에 남은 숙제는 불펜진 정상화다.

백정현만 하더라도 이날 kt전을 포함해 올해 16경기에서 11패만 기록 중이지만,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5차례 성공했다. 그런데도 불펜진의 블론, 타선과의 불협화음 등으로 인해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는 중이다.

앨버트 수아레즈도 불운의 아이콘이다. 한국 무대 첫해인데도 21경기 평균자책점 2.41(리그 5위), 12번의 QS를 기록하며 활약 중이지만, 승수는 단 4승(6패)에 불과하다. 최근 6경기째 승리가 없는데, 4번의 경기가 불펜진 방화로 승리요건을 날렸다.

삼성이 불펜진 부진의 해결책을 찾아내면서 남은 시즌을 발전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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