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親安反龜(친안반구)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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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6   |  발행일 2022-08-16 제27면   |  수정 2022-08-16 06:48

대구시와 구미시의 '물 분쟁'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이 더 이상 구미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끈다. 대구시민은 물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면서도 내심 홍 시장의 대응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동안 대구는 구미 해평취수장을 이용하기 위해 '구미시 달래기'에 급급했다. 지난해 대구시가 구미 해평취수장을 공동 이용하는 '맑은 물 나눔과 상생 발전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면서 구미시에 일시금 100억원 지원 등의 인센티브 제공도 발표했다. 지방선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새 구미시장에 당선된 김장호 시장이 대구시의 해평취수장 이용에 딴지를 걸었기 때문이다. 해평취수장 이용과 함께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을 통해 안동댐 물을 공급하겠다는 홍 시장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김 시장은 "취수원 문제는 대구시의 문제이지, 구미시의 현안은 아니다"며 해평취수장의 대구 공동 이용에 난색을 표시했다. 홍 시장은 김 시장을 향해 "괘씸하다"고 불쾌감을 표시하며, 안동시와의 물 동맹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미시에 제공키로 했던 각종 인센티브를 안동에 돌리겠다고 했고, 첨단산업단지를 안동에도 만들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구미에 대해선 달래기보다 압박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구미, 안동이라는 투트랙 대신 '친안반구'(친안동 반구미)의 전략으로 선회한 셈이다. 홍 시장의 승부수는 일단 효과가 있는 듯하다. 김 시장이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을 반대한 사실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홍 시장의 친안반구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새삼 주목된다. 조진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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