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반시 거점 수급조절센터 조성, 가격안정화 대안 될 수 있을까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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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6 18:44  |  수정 2022-08-16 18:45  |  발행일 2022-08-17
본지 실무 대표자 초청 비공개 간담회 열어 검증...방법론엔 이견차 통합마케팅엔 모두 공감

농산물가격안정기금 활용, 시장격리 방안 첫 공개
청도반시 거점 수급조절센터 조성, 가격안정화 대안 될 수 있을까
청도반시가격안정화를 위해 거점별 수급조절센터 구축 필요성 등에 대해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중목 청도농협경제본부장, 이지성 청도조공대표, 김진성 농협청도군지부장, 박성우 영남일보 기자, 박일배 청도군 유통담당.

이지성 청도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청도반시 가격안정화를 위해 청도반시 거점별 수급조절센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영남일보 지난 3월22일자 16면 보도).

청도반시는 청도에서만 재배되는 데다 청도반시과 같은 떫은 감 생산의 60% 이상이 청도에서 출하되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 지배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이 청도군의 농업정책에 있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는 지를 검토하기 위해 영남일보는 최근 일선 실무 대표자 등과 함께 간담회를 마련했다. 지난 11일 농협청도군지부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노중목 청도농협 경제사업본부장, 박일배 청도군 유통담당, 김진성 농협청도군지부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지역 최대 특산물이자 농가 최대 소득원인 청도반시의 가격안정화를 위해 이 대표의 거점별 수급조절센터 구축을 통한 '통합마케팅'에 모두 공감했다. 방법론에선 다소 미묘한 이견을 보였다. 청도군이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을 활용한 '시장격리' 방안도 첫 공개됐다.

△이 대표=청도반시는 6천300여 농가(재배면적 2천100㏊)에서 연 4만860t이 생산된다. 이중 산지 공판장 10%, 서울가락시장 등 대도시 공판장 20% 등 공식 계통출하물량이 30% 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2만8천700t에 달하는 70%가 출하방식을 알 수 없는 깜깜이로 출하되고 있다. 계통출하되는 물량만 조절해도 가격이 안정화될 수 있다. 거점별 수급조절센터를 만들어 그 역할을 하면 된다. 정부의 농업정책도 품목별 광역화로 전환되고 있는데 성주참외처럼 청도반시도 무기화 ·자원화할 경우 청도반시가 가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역할까지 갈 수 있다.

△박 유통담당=군은 통합마케팅으로 가야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청도는 구조적으로 공판장이 문제다. 공판장에서 중도매인이 가격결정을 한다. 농가는 가격을 많이 주는 쪽으로 몰린다. 이런한 상황에서 수급조절센터가 조성된다고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대표=수급조절센터는 기존 농협공판장 및 APC(농산물유통센터)와 상충되지 않는다. 이 곳 공판장 등에서 홍시를 후숙해 납품하는 쪽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센터는 계통출하되는 출하량을 조절하는 투 트랙으로 가면 된다.

△박 유통담당=조공(조합공동사업법인)에서 내년 3월 계약이 종료되는 농산물프라자를 우선 시범 운영해 보는게 어떤가. 거점수급조절센터 조성은 그 이후 확대하는게 맞다.

△이 대표=현실적으로 조공의 자본금(3억원)으로는 직접 운영에 한계가 있다. 조공은 시장개척을 통해 발주 등 유통에 주력으로 하고, 참여 농협은 시장 발주에 의해 생산·포장 등의 역할을 분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내년부터 당장 거점센터를 하자는 게 아니다. 현재 청도반시에 특화된 매전농협, 동청도농협, 청도농협 3개 농협에서 시범운영해 백데이터를 갖고 충분히 논의한 뒤 확대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노 경제본부장=공판장과 APC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지만 유통센터는 공동출하선별에 동의하는 농가가 오고, 공판장은 그렇지 않은 농가가 온다. 현재 공판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분법적 접근이 아닌 융합 발전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이 대표=농협입장에선 공판장을 없애기는 쉽지 않다. 산지공판장 운영으로 수익도 생기지만 수급조절 역할도 한다. 가공업체 역시 수급역할을 하고 있다.

△박 유통담당=공판장은 수급조절할 수 있는 다른 기능을 만들어야 한다. 가령, 공판장에서 소과 등을 수집해 시장에서 격리하는 역할 같은 것이다. 군수 공약사업인 비상품자원화센터 조성을 통해 공판장 등에서 수집한 소과 등을 모아 가공원료 분말 등을 만들기 위한 재료로 사용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

△이 대표=수급조절센터는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시설을 살리는 방안. 즉 농협마다 선별기 저온창고 같은 인프라를 활용하고 선별기 1~2대를 추가 지원하면 된다. 또 감포장박스 예산 재배분를 통한 공선회 지원 등 기존 예산이 증액 안되는 선에서 방안을 찾으면 된다.

△박 유통담당=APC도 좋지만 사실 농협에서 하겠다는 의지가 중요한데 지금까지 사례를 봐면 많이 아쉽다.

△이 대표=아니다. 수급조절센터 조성 방안에 대해 젊은 농협 직원들은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다. 해보자는 의지도 강하다. 시설조성 부분은 재정이 충분하지 않아 기존 시설을 이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선별기만 추가 지원하면 된다.

△박 유통담당=해마다 농협에 보조금을 지원하는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 대표=청도반시란 테마는 장기적 농민 실익 관점에서 충분히 투자해 볼 만 가치가 있는 사업이 아닌가. 긍정적 검토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박 유통담당=군에서는 내년부터 시행하는 농산물안정화기금을 기존 100억→2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가 손실분에 대한 직접 지원이 아니라 홍수 출하시 등으로 가격이 폭락할 경우 대규모 매입에 사용해 '시장 격리'를 통해 가격안정화에 사용된다. 군에선 청도 통합마케팅을 위해 조공법인,농협 공판장 등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협의해 나겠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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