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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김민재(가운데)가 22일 몬차와의 경기 후반전 48분 득점에 성공한 뒤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민재(26·SSC 나폴리)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데뷔 2경기 만에 골 맛을 봤다.
김민재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나폴리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세리에A 2라운드 몬차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팀의 4번째 득점을 직접 꽂아 넣어 4-0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후반전 48분 코너킥 기회 때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올린 공을 문전에서 뛰어올라 헤더로 마무리 지으면서 데뷔골을 신고했다. 세리에A 역사상 한국인 선수가 골을 넣은 건 앞서 안정환과 이승우, 둘밖에 없어 김민재는 세 번째로 한국인 선수가 세리에A에서 득점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김민재는 이미 '골 넣는 수비수'로 정평이 나 있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다부진 체격과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으로 세트피스 찬스마다 위협적인 공격 루트로 활용된다.
그의 프로 첫 팀인 한국 프로축구 K리그1 전북현대에서 2시즌을 뛰면서 3골을 기록했다.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베이징 궈안에서 활약하는 동안엔 득점하지 못했지만, 2021~2022시즌 튀르키예 프로축구 페네르바체에서 1골을 챙겼다. 국가대표팀에서도 42경기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그만큼 득점력을 가진 수비수이기에 득점 기회를 자주 얻지 못하는 센터백임에도 유럽 5대 빅리그에서 뛰는 '코리안 리거' 중에서 이른 시점에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은 것이 이상하지 않다.
빅리그의 한국 선수 가운데 이번 시즌 김민재보다 먼저 득점한 선수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뛰는 미드필더 이재성뿐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의 손흥민(토트넘)도 3경기 동안 득점 없이 1도움만 쌓았고, 황희찬(울버햄프턴)도 도움 1개만 올렸다.
김민재의 공격력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바탕은 본업인 수비에서 결점이 없는 덕분이다.
이날도 그는 완벽한 수비를 펼쳤다. 공중볼 경합 4차례와 태클 2차례를 시도해 100% 성공했고, 리커버리를 9번이나 기록해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남겼다. 패스 성공률도 93%에 달했고, 슛을 3차례 시도해 하나를 골로 연결했다.
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8점을 부여했다. 나폴리에서 그보다 높은 평점을 받은 선수는 도움 2개를 적립하며 공격을 이끈 지엘린스키(8.5점)와 멀티 골을 작렬한 크비차 크바라트스켈리아(8.0점) 두 명뿐이다.
현지에선 "김민재는 특출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지만, 경기의 흐름을 잘 읽었다. 결국, 골 세리머니도 펼쳤다"고 했고, 루차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김민재는 개막전에서도 잘했다. 앞으로 더 경기에 관여하기를 바란다. 그는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며 높은 기대를 전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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