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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지난달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회 초 2사 만루 삼성의 좌전 2루타 때 득점에 성공한 뒤 더그아웃 앞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타격감이 꿈틀댄다. 이제 남은 건 장타력 회복이다.
구자욱은 최근 안타를 꾸준히 생산해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부상을 털고 1군에 복귀해 첫 두 경기에선 침묵했으나, 이후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이 중 3경기에선 멀티 안타도 때려냈다.
8월 들어서도 타격감이 좋다. 이달 출전한 14경기 중 10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멀티 안타도 5차례 챙겼고, 지난 21일 대구 NC전에선 3안타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2할6푼7리까지 떨어졌던 타율이 조금씩 상승해 22일 기준 2할7푼9리까지 올랐다.
볼넷도 곧잘 골라내고 있다. 부상 복귀 이후 한 달여 동안 12볼넷을 쌓으면서 출루율을 0.310에서 0.334까지 끌어올렸다.
허삼영 전 감독이 지휘봉을 쥐고 있던 7월에 구자욱은 2번 타순에 꾸준히 배치됐다. 당시 그의 타격감이 회복세를 보였고, 작전 수행 능력이나 주루 능력이 뛰어난 구자욱이기에 2번 자리도 충분히 어울린다. 개인 통산 기록을 살펴봐도 구자욱은 3번 타순에 가장 많이 배치됐고, 그다음이 2번이다. 2번에서 그는 타율 0.299(977타수 292안타)에 33홈런 146타점 186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 대행은 구자욱이 중심 타선에서 활약하길 바라고 있다. 조건이 붙었다. 타격감이 정상 수준은 아니란 판단 아래 타순을 이리저리 조정했다. 박 감독 대행 체제 아래 첫 출전이던 이달 3일 잠실 두산전에서 구자욱은 4번 타자로 나섰지만, 침묵했다. 그러자 박 감독 대행은 이튿날 그를 3번 타순으로 옮겼고, 구자욱은 2안타를 때려냈다.
그런데도 박 감독 대행은 재차 구자욱을 이동시켰다. 이달 5일 6번 타자를 맡은 데 이어 6일엔 3번, 7일엔 7번으로까지 밀려났다. 10일 6번으로 뛴 이후 12일부터 21일까지는 계속 3번으로 나서고 있다. 타격감이 살아난 징조가 선명해지자 타순을 고정해 안정감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다만, 장타 성적은 여전히 기대 이하다. 홈런은 종적을 감췄고, 2루타도 드물다. 구자욱의 최근 홈런은 지난 6월 2일 고척 키움전까지 두 달을 넘게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달 들어서는 안타 16개를 때렸는데 장타는 2루타 3개, 3루타 1개에 그친다. 그의 힘이나 발을 고려하면 절대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삼성은 이번 달 팀 홈런 12개를 날려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다. 1위 SSG가 17개, kt·키움·LG가 14개로 공동 2위다. 이원석이 무려 4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장타력을 과시했고, 호세 피렐라와 강민호가 각각 3홈런을 때렸다. 그 덕에 이원석은 14타점, 피렐라가 15타점, 강민호가 9타점을 쓸어 담았다.
3번으로 나서고 있는 구자욱이 1·2번 타순의 테이블 세터가 차려놓은 밥상을 제대로 챙겨 먹질 못하면서 8월 타점 역시 3개밖에 기록하질 못했다. 만약 홈런포가 다시 가동되고, 2루타·3루타를 생산해내기 시작한다면 삼성 타선의 파괴력은 지금보다 확연히 커질 수 있다.
구자욱이 팬과 구단이 바라는 중심 타자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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