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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대구지역 마라토너들이 대구 남구청 앞에서 강명구 마라토너의 대구 입성을 환영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
29일 오후 3시30분쯤 대구 남구청 앞. 부슬비를 뚫고 강명구 마라토너가 구청에 도착하자 10여명의 관계자는 일제히 그를 환영했다. 강명구 마라토너도 "평화를 위한 긴 마라톤 여정 중 대구를 방문했다. 아직 시작 단계임에도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환영하고 응원해주니 굉장히 고맙고 반갑다"며 화답했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2009년부터 '평화'를 기원하는 마라톤을 시작했다. 2015년 아시안 최초로 무도움 5천 200㎞ 미(美)대륙 횡단 마라톤을 완주하고, 2017년 네덜란드 헤이그~중국 압록강 단둥 다리까지 1만5천km를 달리는 '유라시아 평화 마라톤' 등을 꾸준히 진행했다.
하지만 강 마라토너에게 병마가 닥쳤다. 2020년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몸 오른쪽 전체가 마비되면서 3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곧바로 '한라에서 백두까지 2020' 마라톤 등 달리기를 이어나갔다.
올해 강 마라토너는 지난 22일 오후 4시 제주시 관덕정 앞 광장에서 '평화 더 뜨겁게! 더 간절히! 강명구의 400일 평화달리기, 제주에서 로마까지 11,000Km' 제주 출정식을 열면서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구현하기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밝혔다.
강명구 마라토너는 "뇌경색에 걸리고 오른 몸 전체와 혀까지 마비가 왔지만, 여전히 평화에 대한 마음을 꺾을 수 없었다. 특히 이번 마라톤에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해외까지 마라톤을 할 예정"이라며 "최종 목표는 바티칸 교황청의 프란치스코 교황께 한반도 판문점을 방문해 성탄 미사를 올려달라는 청원을 넣는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통일 역사의 한 이정표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경북 청도역에 도착한 후 쉴 틈도 없이 달려 이날 대구에 도착한 강 마라토너는 그간 겪은 경험담도 풀어냈다. 그는 "청도에서 대구로 달릴 때 갓 군대를 제대한 청년 2명과 두 번이나 마주쳤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토종단 도보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이었다"며 "청도 어느 곳에서는 아주머니들께서 수고한다며 감을 따서 나눠주기도 하는 등 좋은 분들 덕에 대구경북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간다"고 미소 지었다.
강 마라토너는 이후 칠곡군청, 김천역 등 대구경북 곳곳의 장소를 방문한 후 광주, 전주, 경기도, 서울 등을 마지막으로 국내 마라톤을 마무리 한다. 이후 오는 10월부터 호치민 생가에서'유라시아 비단길 아시럽 평화길' 출정식을 가진 후 베트남, 인도, 이란, 이탈리아, 바티칸 교황청 등 1만1천km를 달릴 계획이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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