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마라토너의 끝없는 달림 "교황청에 한반도 평화 위한 판문점 방문 요청 예정"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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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30  |  수정 2022-08-30 08:14  |  발행일 2022-08-30 제6면
강명구 마라토너의 끝없는 달림 교황청에 한반도 평화 위한 판문점 방문 요청 예정
29일 오후 대구지역 마라토너들이 대구 남구청 앞에서 강명구 마라토너의 대구 입성을 환영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29일 오후 3시30분쯤 대구 남구청 앞. 부슬비를 뚫고 강명구 마라토너가 구청에 도착하자 10여명의 관계자는 일제히 그를 환영했다. 강명구 마라토너도 "평화를 위한 긴 마라톤 여정 중 대구를 방문했다. 아직 시작 단계임에도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환영하고 응원해주니 굉장히 고맙고 반갑다"며 화답했다.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2009년부터 '평화'를 기원하는 마라톤을 시작했다. 2015년 아시안 최초로 무도움 5천 200㎞ 미(美)대륙 횡단 마라톤을 완주하고, 2017년 네덜란드 헤이그~중국 압록강 단둥 다리까지 1만5천km를 달리는 '유라시아 평화 마라톤' 등을 꾸준히 진행했다.

하지만 강 마라토너에게 병마가 닥쳤다. 2020년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몸 오른쪽 전체가 마비되면서 3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곧바로 '한라에서 백두까지 2020' 마라톤 등 달리기를 이어나갔다.

올해 강 마라토너는 지난 22일 오후 4시 제주시 관덕정 앞 광장에서 '평화 더 뜨겁게! 더 간절히! 강명구의 400일 평화달리기, 제주에서 로마까지 11,000Km' 제주 출정식을 열면서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구현하기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밝혔다.

강명구 마라토너는 "뇌경색에 걸리고 오른 몸 전체와 혀까지 마비가 왔지만, 여전히 평화에 대한 마음을 꺾을 수 없었다. 특히 이번 마라톤에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해외까지 마라톤을 할 예정"이라며 "최종 목표는 바티칸 교황청의 프란치스코 교황께 한반도 판문점을 방문해 성탄 미사를 올려달라는 청원을 넣는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통일 역사의 한 이정표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경북 청도역에 도착한 후 쉴 틈도 없이 달려 이날 대구에 도착한 강 마라토너는 그간 겪은 경험담도 풀어냈다. 그는 "청도에서 대구로 달릴 때 갓 군대를 제대한 청년 2명과 두 번이나 마주쳤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토종단 도보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이었다"며 "청도 어느 곳에서는 아주머니들께서 수고한다며 감을 따서 나눠주기도 하는 등 좋은 분들 덕에 대구경북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간다"고 미소 지었다.

강 마라토너는 이후 칠곡군청, 김천역 등 대구경북 곳곳의 장소를 방문한 후 광주, 전주, 경기도, 서울 등을 마지막으로 국내 마라톤을 마무리 한다. 이후 오는 10월부터 호치민 생가에서'유라시아 비단길 아시럽 평화길' 출정식을 가진 후 베트남, 인도, 이란, 이탈리아, 바티칸 교황청 등 1만1천km를 달릴 계획이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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