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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폭우로 인해 대구 신천 수위가 높아져 신천동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영남일보DB |
자연·사회 재난 안전대응을 위해 대구 8개 구·군이 자체적으로 책정하고 있는 '재난안전 예산'이 기초단체별로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대구경북을 관통한다는 예보에 시도민이 크게 우려하고 있는가운데 초대형 태풍에 대비하기 위한 풍수해 예산도 지자체마다 달랐다.
5일 영남일보가 정보공개청구 등으로 입수한 대구 8개 구·군 재난 안전 예산안(구·군비 한정)을 분석한 결과, 대다수 구·군은 '감염병'과 '풍수해'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있었다. 감염병 경우 코로나19 대응과 예방접종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풍수해는 자연 재난 중 태풍·강풍·호우 등에 대비한 예산이 주로 편성돼 있었다.
풍수해 관련 예산(안)은 달성군이 92억8천98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구와 동구가 뒤를 이었다. 달성군이 자체 재난안전 예산 중 가장 많은 예산을 풍수해에 배정한 이유는 하천이 많기 때문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우리 지역은 다른 구·군에 비해 낙동강 등 흐르는 하천이 많다 보니 자체적으로 하천 정비 및 보수 예산이 많이 편성돼 있다"며 "태풍으로 인한 범람 등 주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른 구·군보다 많은 예산이 투입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감염병 관련 예산(안)은 수성구가 27억2천65만2천원으로 가장 많았다. 수성구의 전체 재난안전 예산(30억7천209만2천원)의 88.5%에 달하는 예산이 감염병 관련에 책정돼 있는 셈이다. 이어 달서구·북구 순으로 감염병 관련 예산이 많았다.
각 구·군 특성을 반영한 특색있는 예산도 눈길을 끈다. '산불'의 경우 중구와 수성구는 자체 예산안에 항목이 없었지만, 달성군은 올해 20억1천768만7천원의 예산을 산불 대비를 위한 예산으로 배정했다. 또 동구 역시 산불 관련 예산을 배정하고 있었다. 동구청 관계자는 "동구지역에는 팔공산 등 산이 많아서 다른 구·군에 비해 산불 예산을 많이 편성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각 구·군은 자체 예산 외에도 기금 충원, 대구시로부터의 지원 등을 통해 여러 재난에 대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지역 한 지자체 관계자는 "기초단체는 예산이 열악하기 때문에 대구시와 중앙정부에서 보조금·기금 등의 형태로 지자체의 재난 대응을 도와주고 있다"며 "다른 구·군에 비해 구청이 책정한 예산이 적어 보이더라도 각 지자체 주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거나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은 충분히 확보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태풍 힌남노뿐 아니라 다양한 재난에서 주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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