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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포항일대를 할퀴고 간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저지대 마을이 완전히 침수돼 주민들이 고립된 가운데 소방구조대원들이 주민 구출을 위해 물에 들어가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6일 경북 포항·경주지역이 강한 비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한 것이 '선상강수대'가 발달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은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7시10분쯤 울산 앞 바다를 빠져나가 북동진하며 오후 9시쯤 일본 삿포로 서쪽 420㎞ 부근 해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 전체적으로 태풍 위력이 약했던 것에 대해선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생각보다 일찍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최저 해면기압 기준 역대 3위, 평균 풍속기준 역대 8위에 해당하는 태풍으로 집계됐다.
태풍은 해면기압이 낮을 수록 세력이 강한 것인데, 힌남노 최저 해면기압은 6일 오전 5시 53분 부산 오륙도 관측 955.9hPa로, 1위 사라(951.5hPa)·2위 매미(954hPa)보다 조금 높은 3위로 기록됐다.
하루 최대풍속은 이날 오전 2시43분 경남 통영 매물도에서 관측된 초속 37.4m로, 1위는 매미(51.1m)였으며 2위가 차바(49m), 4위 마이삭(45m), 5위 루사(43.7m) 등 보다 낮은 8위로 집계됐다.
다만, 해상 물결의 경우 제주도 서귀포에서 20m를 넘어가면서 매미 최대 물결(15m 내외)를 넘어서 해상 측면에선 매미에 비해 힌남노가 더 강했다. 또 3~6일 오후 4시까지 최대 누적 강수량은 제주(윗새오름)에서 1천59㎜에 이르면서 많은 강수가 내렸다.
특히 이번 태풍은 경북 포항·경주 일대에서 다량의 비를 쏟아내며 침수·인명피해 등이 발생했다. 이 같은 '물 폭탄'은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선상강수대'의 영향이라는 게 기상청의 관측이다.
선상강수대란 적란운들이 선(線) 모양으로 이어져 비가 내리는 범위를 말하는 것으로, 이곳에선 차례대로 찾아오는 적란운이 집중호우를 만들어낸다.
기상청은 "당시 태풍의 중심은 울산에 위치해 있었으나, 태풍이 갖고 있는 반시계적 흐름에 따라 남동풍이 포항과 경주로 유입됐다"며 "북쪽에서 침강해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동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선상강수대가 강하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항의 최대 순간풍속은 오전 6시48분 초속 38.4m로 제주 백록담(43.7m), 경남 통영 매물도(43.1m), 제주 고산(42.5m)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포항 구룡포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이날 오전 7시1분 기준 111㎜이다.
한편 6일 오후 6시 이후로는 태풍이 빠져나감으로써 맑은 날씨가 예상되지만,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은 지속 되겠다. 해상 상황도 마찬가지로 태풍 영향이 더욱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동해상에서 진출한 후에도 바람에 의해 물결이 높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풍에 의해 들여올려진 파도가 해안가로 접근함에 따라 밤까지 동해안, 남해동부안에 너울성 파도가 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안가 접근에 각별한 유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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