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문의 행복한 독서] 시선,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삶이 달려간다

  • 전진문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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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6   |  발행일 2022-09-16 제36면   |  수정 2022-09-16 08:14

시선
시선(이승한 지음·북쎄즈·2021·245면·1만3천원)

이 책의 저자 이승한은 1999년 홈플러스의 창립자 겸 초대 CEO로서 15년간 홈플러스를 이끌어온 경영의 구루로서, 현재는 넥스트앤파트너스 회장으로 있다. 그는 대구 출신으로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삼성그룹 공채 11기로 입사하여 30년간 삼성맨으로 활약하며 이건희 회장을 도와 삼성의 신경영을 주도했다. 개인적으로는 필자와 대학에서 같은 서클의 1년 선배다. 그때부터 탁월한 실력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모두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저자는 먼저 지금의 시대를 역사상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위험한 시간으로 보고 있다. 그것은 '디지털 대전환'시대, '이념 갈등'의 시대, '바이러스 팬데믹' 시대, '인공지능' 시대로 요약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시선(視線)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의 삶을 이끌어 갈 것인가를 6가지의 시선으로 압축하여 제시하고 있다.

그는 먼저 '둘러보는 시선'을 들고 있다. 즉 시간상으로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둘러보는 통찰력(insight)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세계적인 광장 주변에는 값진 문화유산이 넘쳐나고 미술관과 박물관, 카페와 레스토랑, 상가와 장터에서의 축제가 이 광장을 중심으로 벌어진다고 말하며, 과감하게 서울의 덕수궁 돌담을 허물어 세계적인 광장을 만들면 좋은 둘러보기 모델이 된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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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구가톨릭대 교수·〈사〉 대구독서포럼 이사

다음은 '달리 보는 시선'을 지적한다. 애플의 핵심 가치인 'Think Different'를 말한다. 항상 새롭게 변신하는 창조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993년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예로 들면서 끝없이 변신하는 조직만 살아남는다는 원리를 제시한다.

세번째로는 '높이 보는 시선'이다. 비전을 높게 두고 담대한 목표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조국 근대화'라는 큰 목표를 세우고 과감하게 추진한 덕에 이만큼의 성장을 가져왔음을 지적하며, 목표 없는 항해는 순항이라도 표류하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네 번째는 '깊이 보는 시선'이다. 우물을 깊게 파려면 넓게 파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착안(着眼)은 큰 국면을 보고하며, 착수(着手)는 작은 국면부터 차근차근 깊이 보고 시작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인생의 부호'로 재미있게 제시하며 다섯 가지의 문장 부호를 가슴에 새기라고 조언한다. 물음표 '?', 느낌표 '!', 따옴표 '" "', 쉼표 ',', 마지막으로 마침표 '.'이다. 즉, 호기심이 많으면 물음표가 많고, 감수성이 예민하면 느낌표가 많고, 벤치마킹을 잘하면 따옴표가 많고, 이따금 휴식할 때는 쉼표를 쓰고, 마무리를 잘하려면 마침표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건너보는 시선'이다. 이것은 아픔을 겪은 사람만이 남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며,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으로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시각을 가지라는 것이다. 비록 힘들더라도 상대방을 고려하고 찢어진 우산을 나누어 쓸 수 있는 배려의 마음을 가질 것을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는 '멀리 보는 시선'이다. 저자는 멀리 보는 긍정의 시선으로 포기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일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감내하기 힘든 고통을 축복으로 극복한 헬렌 켈러와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면서 은혜는 겨울철에 가장 많이 자란다고 말한다.

대기업의 CEO로서 경영의 일선에서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여섯 가지 독특한 시선은, 바람직한 경영자의 자질과 안목을 잘 요약한 것으로서 누구나 한번 읽어볼 만한 좋은 책이다.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사〉 대구독서포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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