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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문화평론가) |
'오징어게임'이 미국 에미상에서 6개 부문 상을 휩쓸었다. 에미상은 부문별로 여러 차례에 걸쳐 시상되는데, 이번에 열린 프라임타임 에미상이 핵심이다. 이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은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데, 1차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고, 2차 본상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특히 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아 새 역사를 썼다.
에미상은 미국의 대중문화 4대 시상식 중의 하나다. 이들을 '이곳(EGOT)'이라고도 부르는데, E는 TV쇼의 에미(Emmy), G는 음악의 그래미(Grammy), O는 영화의 오스카(Oscar), T는 공연의 토니(Tony)상을 뜻한다. 이들은 미국 대중문화계 최고의 시상식이면서 세계적인 권위도 인정받는다.
이 중에서 에미상과 오스카, 즉 아카데미상이 영상 부문이기 때문에 함께 많이 거론된다. 우리나라가 아카데미상에선 이미 작품상, 감독상 등을 받았지만 에미상에선 작년까지 수상하지 못했었다. 아카데미상보다 TV 드라마 등을 다루는 에미상이 현지성이 더 강하다. 철저히 미국 중심, 영어 중심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석권이 더욱 역사적인 사건이다. 한국어 한국 드라마가 미국의 안방을 차지했다. 심지어 남우주연상도 받았다. '기생충' 때는 감독상까지는 받아도 주연상은 받지 못했었다. 연기상 부문의 언어 장벽이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번 에미상에선 한국어로 연기한 이정재가 주연상을 받았다. 그만큼 '오징어게임' 열풍이 뜨거웠다는 이야기고, 또 그간의 한류 붐으로 인해 한국 콘텐츠, 외국어 콘텐츠를 대하는 시각이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 에미상으로 한국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개선될 것이다. 과거에는 작품을 잘 만들어도 한국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폄하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잘 만들기만 하면 얼마든지 서구권에서 인정받을 토대가 구축돼 가는 과정이다.
과거에는 서구에 우리 작품을 알릴 길이 없었다.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각 나라에 직접 진출해서 홍보배급 활동을 해야 했는데, 우리 자본력으론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OTT, 유튜브 등으로 각국 콘텐츠들의 전 세계 동시 유통이 가능해졌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크게 각광받은 것이 한국 콘텐츠다. 우리나라 작품들의 경쟁력이 전 세계 누리꾼에게 발견된 것이다.
그렇게 세계 누리꾼에게 각광받자 우리 콘텐츠의 시장이 커졌다. 시장의 확대는 제작비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제작비가 올라가자 품질이 올라갔다. 또 세계 시장의 존재로 인해, 국내 시장에선 비주류일 수밖에 없는 소재에도 메이저급 해외 투자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오징어게임' 같은 비주류 소재 수백억 드라마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에미상을 계기로 이런 흐름이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다. 한국 콘텐츠에 더 많은 투자, 더 큰 시장이 열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기회를 잡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질이다. 중국의 블록버스터처럼 물량투입으로 외형만 화려하게 키우면서 탄탄한 작품성을 담보해 내지 못하면 세계 시청자는 언제든 외면할 수 있다.
좋은 작품이 계속 이어지려면 창작자들이 생존해야 한다. 작품을 히트시켜도 플랫폼, 스타, 제작사가 과실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에선 창작자의 활동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히트작의 감독에게 추가 수익이 돌아가고, 비주류 또는 신인 창작자들에게도 꾸준히 창작의 기회가 주어지는 구조에서 한류의 토대도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
에미상은 미국의 대중문화 4대 시상식 중의 하나다. 이들을 '이곳(EGOT)'이라고도 부르는데, E는 TV쇼의 에미(Emmy), G는 음악의 그래미(Grammy), O는 영화의 오스카(Oscar), T는 공연의 토니(Tony)상을 뜻한다. 이들은 미국 대중문화계 최고의 시상식이면서 세계적인 권위도 인정받는다.
이 중에서 에미상과 오스카, 즉 아카데미상이 영상 부문이기 때문에 함께 많이 거론된다. 우리나라가 아카데미상에선 이미 작품상, 감독상 등을 받았지만 에미상에선 작년까지 수상하지 못했었다. 아카데미상보다 TV 드라마 등을 다루는 에미상이 현지성이 더 강하다. 철저히 미국 중심, 영어 중심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오징어게임'의 에미상 석권이 더욱 역사적인 사건이다. 한국어 한국 드라마가 미국의 안방을 차지했다. 심지어 남우주연상도 받았다. '기생충' 때는 감독상까지는 받아도 주연상은 받지 못했었다. 연기상 부문의 언어 장벽이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번 에미상에선 한국어로 연기한 이정재가 주연상을 받았다. 그만큼 '오징어게임' 열풍이 뜨거웠다는 이야기고, 또 그간의 한류 붐으로 인해 한국 콘텐츠, 외국어 콘텐츠를 대하는 시각이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번 에미상으로 한국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개선될 것이다. 과거에는 작품을 잘 만들어도 한국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폄하될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잘 만들기만 하면 얼마든지 서구권에서 인정받을 토대가 구축돼 가는 과정이다.
과거에는 서구에 우리 작품을 알릴 길이 없었다.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각 나라에 직접 진출해서 홍보배급 활동을 해야 했는데, 우리 자본력으론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OTT, 유튜브 등으로 각국 콘텐츠들의 전 세계 동시 유통이 가능해졌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크게 각광받은 것이 한국 콘텐츠다. 우리나라 작품들의 경쟁력이 전 세계 누리꾼에게 발견된 것이다.
그렇게 세계 누리꾼에게 각광받자 우리 콘텐츠의 시장이 커졌다. 시장의 확대는 제작비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제작비가 올라가자 품질이 올라갔다. 또 세계 시장의 존재로 인해, 국내 시장에선 비주류일 수밖에 없는 소재에도 메이저급 해외 투자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오징어게임' 같은 비주류 소재 수백억 드라마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에미상을 계기로 이런 흐름이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다. 한국 콘텐츠에 더 많은 투자, 더 큰 시장이 열릴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기회를 잡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질이다. 중국의 블록버스터처럼 물량투입으로 외형만 화려하게 키우면서 탄탄한 작품성을 담보해 내지 못하면 세계 시청자는 언제든 외면할 수 있다.
좋은 작품이 계속 이어지려면 창작자들이 생존해야 한다. 작품을 히트시켜도 플랫폼, 스타, 제작사가 과실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에선 창작자의 활동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히트작의 감독에게 추가 수익이 돌아가고, 비주류 또는 신인 창작자들에게도 꾸준히 창작의 기회가 주어지는 구조에서 한류의 토대도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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