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K문화, 세계의 중심으로

  •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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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9   |  발행일 2022-09-19 제26면   |  수정 2022-09-19 08:11
K팝 이어 드라마까지 열풍

거대한 문화의 물결 '한류'

보편성과 융합의 대중문화

세계인 가슴에 공감 일으켜

韓, 변방에서 세계 중심으로

[아침을 열며] K문화, 세계의 중심으로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K문화가 한류를 만들어 세계로 흐르고 있다. BTS는 2018년 미국 최고 인기곡을 뜻하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고, '기생충'은 2020년 미국 최고 영화제인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하였고, 지난주에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받았다. K팝과 K영화에 이어 K드라마까지, K문화가 한류를 만들어 세계인들을 함께 노래하며 함께 춤추게 하고, 세계인들의 가슴을 적시면서 공감의 물결을 만들고 있다.

국내외 언론들이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을 역사적 사건으로 크게 보도했다. 에미상은 미국 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ATAS)가 1949년부터 주도하고 있는 방송 분야 최고상이다. 우리는 이번 수상이 74년 에미상 역사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의 수상작이라는 데 주목한다. 한국인 감독이 한국의 전통적 놀이문화를 소재로 한국인 배우와 한국어로 만든 드라마가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9주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고, 드라마 부문 세계 최고의 권위상인 에미상을 수상한 것이다. 영화 기생충도 아카데미상 최초 비영어 영화 수상작이다.

기술 변화는 경제의 공급능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대중문화의 흐름은 경제의 수요 변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수요는 가격, 소득, 기호 및 선호체계 등에 의하여 결정된다. 기호 및 선호체계의 변화는 이성보다 감성의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데, 감성은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K팝, K영화, K드라마가 한류라는 거대한 문화의 물결을 만들어 세계인의 가슴에 스며들면서, 한국은 자연스럽게 세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그 위치를 다져가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녹아들어 만들어진다. 문화에는 생각, 행동, 놀이, 음식, 옷, 주거환경, 패션, 디자인, 사용하는 상품, 서비스 등이 함께 녹아있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강남스타일을 합창하고 말춤을 함께 즐긴다. K푸드는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개도국에서는 한국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K문화를 즐기고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K문화는 어떻게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로 흐르는 한류가 될 수 있었을까. 한국인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문화민족이면서, 동시에 불과 60년 만에 산업화,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만든 역동성을 갖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의 토양인 한국 전통문화는 곡선의 문화이고, 흙의 문화이고, 비빔밥이 보여주듯 융합의 문화이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로 본질적으로 자연과의 조화에서 행복감, 편안함, 즐거움을 느낀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다루는 주제는 자연친화적이면서 보편성과 융합성을 지니고 있다. BTS는 사회적 이슈나 청소년의 고뇌를 노래하고, 미국 팝의 다양한 요소들을 융합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모두 오늘날 모든 국가의 중심 이슈인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한국은 ICT 인프라 발달로 유튜브, 넷플릭스 등 소셜미디어의 소비 및 활용 역량이 높다.

K문화는 이제 언어장벽을 넘어 세계의 중심 무대로 나가는 길을 안다.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보편적 이슈를 한국 문화로 풀어내고 글로벌 플랫폼 경제를 잘 활용하면 한류는 더 큰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K문화와 한류가 세계인의 가슴에 보다 넓고 더 깊게 젖어들수록,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는 세계인들은 늘어나고, 수출시장을 비롯한 한국의 경제영토도 그만큼 확장되면서 한국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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