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플렉스와 짠테크

  • 조진범
  • |
  • 입력 2022-09-20   |  발행일 2022-09-20 제23면   |  수정 2022-09-20 06:38

요즘 플렉스(Flex)라는 말을 듣기 어렵다. 플렉스는 1990년 힙합 문화에서 재력이나 명품을 과시하는 모습에서 유래됐다. 플렉스는 욜로(YOLO)라는 단어와 함께 대유행이었다. 욜로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 자기 주장이 강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플렉스와 욜로 문화는 내 집 마련이나 노후 준비보다 당장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디어나 SNS를 통해 꾸준히 거론됐던 플렉스와 욜로라는 단어가 쑥 들어갔다. 실제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소비 행태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플렉스, 욜로 언급량은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렉스와 욜로 대신 '짠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짠테크는 인색하다는 의미인 '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이다. 푼돈을 절약하고 모아 저축하는 투자 형태이다. 플렉스와 욜로 문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짠테크를 통해 미래에 대비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짠테크 방법은 다양하다. 몇천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거나, 앱테크로 커피값을 마련하기도 한다. 젊은 층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돈을 버는 앱테크에 적극적이다. 짠테크를 넘어 하루 동안 지출을 아예 하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로 돈을 모으는 젊은 층도 많다. 코인과 주식 폭락, 물가 급등으로 젊은이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조진범 논설위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