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대형 사과 공판장 건립 나서…관건은 '물동량 확보'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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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0 17:27  |  수정 2022-09-20 17:32  |  발행일 2022-09-21
문경시, 대형 사과 공판장 건립 나서…관건은 물동량 확보
문경사과 유통과 출하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문경 거점산지유통센터. 문경에서 생산되는 사과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시설이 부족하다. <영남일보DB>

전국 사과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경북의 안동·청송·영주·봉화·의성 등은 대부분 대형 농산물 공판장을 설립해 농산물제값 받기와 농민 출하 편의 등을 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같은 주산지면서도 대형 공판장이 없던 문경시가 마침내 공판장 건립에 팔을 걷어붙이고 부지 물색에 나선다. 관건은 충분한 물동량 확보다.

생산량 기준으로 경북 도내 6번째 사과 생산지인 문경에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사과 공판장이나 대구경북능금조합의 거점산지유통센터(APC) 뿐이다. 이때문에 문경지역 상당수 과수 농가가 안동공판장으로 사과를 출하하는 등 문경 사과의 브랜드화에 저해요인이 되어왔다. 농가들도 막대한 출하 비용을 떠안고 있다.

문경에는 지난해 말 기준 2천319 농가(2천88㏊)에서 4만2천810t의 사과를 생산했다. 문경 특산종인 감홍 품종은 820 농가(350㏊)에서 7천여t을 생산해 중생종 최고의 사과로 인정받고 있다.

문경시가 분석한 지역 사과 농가의 안동공판장 출하량은 연간 1만4천여t이다. 차량 운송비와 작업비를 합치면 24억5천여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문경읍에서 안동공판장까지 62.6㎞를 오가는데도 1시간 50분이 걸린다.

특히 공판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현지 도매상들에게 헐값에 떠넘기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농가 소득에도 적잖은 손실이 발생한다.

일부 농가에선 안동공판장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해 충북 충주지역 과수 도매상들에게 출하하기도 한다.

공판장이 없는 탓에 문경 사과는 다른 지역 사과로 브랜드가 바뀌는 설움도 당한다. 문경 사과의 명성엔 흠이 되고 있는 셈이다.


문경시는 이 같은 사과 농가들의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고려해 300억 원을 들여 2026년까지 사과 공판장을 짓기로 하고 부지 물색에 나서고 있다. 물류단지와의 연계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하지만 사과 공판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문경 뿐 아니라 인근 지역의 사과까지 받아들여 전체 물동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인접한 상주시와 김천시는 각각 공판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충북 괴산지역은 충주 공판장을 이용하고 있어 인근 지역의 사과를 문경시가 건립하려는 공판장으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문경시 관계자는 "사과 등 농산물 유통량과 산지 규모를 분석해 운영 내실화와 체계적 관리가 가능한 적정 규모를 산출해 공판장 건립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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