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삶의 질' 개선 없인 초일류 기업 유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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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1   |  발행일 2022-09-21 제27면   |  수정 2022-09-21 06:39

최근 국토연구원이 밝힌 '지자체 간 삶의 질 격차'에 따르면 대구의 문화기반시설이나 예술법인 수 등이 타 시·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도시'를 자부하는 대구에 대한 일반의 생각과는 꽤 다른 결과다. '삶의 질'은 현재를 사는 지역민의 정주 만족도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의 미래를 결정 짓는 요소란 점이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 않고서는 성장 동력인 기업 유치가 쉽지 않다. 대구경북 모두 4차 산업으로의 산업구조 재편을 도모하고 있다. 4차 산업을 이끄는 초일류 인재에게 매력 없는 도시에 기업을 억지로 유인할 수 없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아선 안 된다. 일류 기업에 "오라"고 하기 전에 '삶의 질' 개선에 매진하는 게 일의 순서다.

대구의 문화기반시설은 84곳으로 서울의 1/5 수준이다. 3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17개 시·도 중 13번째로 낮다. 경북은 212곳으로 서울의 딱 절반. 도서관 접근성은 격차가 더 두드러진다. 서울은 도보로 14분 거리이지만, 경북은 113분이나 걸린다. 예술법인 현황에서도 서울이 116곳인 데 반해 대구·경북은 각각 21곳, 12곳이다. 이는 강원(47곳)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의료 접근성은 더 심각하다. 메디시티를 지향하는 대구(12분)는 서울(3분)은 물론 광주(7분), 부산·대전(이상 8분)에도 뒤진다.

현재 삶의 질 격차는 미래로 갈수록 더 벌어진다. 집적 효과 때문이다. 살만한 곳으로 인재나 기업, 문화예술이 더 모인다. 국가 차원에서 균형발전 고도화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대구와 경북의 지역발전 전략부터 '삶의 질 향상'으로 전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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