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계적인 해양도시 방재시스템 구축 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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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1   |  발행일 2022-09-21 제27면   |  수정 2022-09-21 06:39

태풍 '힌남노'가 포항에 치명적 타격을 입힌 원인이 기록적인 폭우와 만조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 집단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바다의 만조 상태에서는 태풍 기압이 낮을수록, 먼바다에서 내륙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할수록 해수면이 더 높아져 결국 바닷물은 하천을 거슬러 역류한다. 이때 상류로부터 흘러내린 큰 강물과 충돌하면 엄청난 물이 순간적으로 강 밖으로 넘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충돌 현상으로 포항의 냉천이 범람하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포스코, 포항시 간 피해 책임 공방을 벌이는 것과는 다른 분석이다. 이번 태풍이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를 쏟아내면서 냉천을 범람시킨 것과 2016년 10월 태풍 '차바'가 울산 태화강을 범람시켜 대규모 피해를 낸 경우 모두 폭우와 만조 시기가 겹친 닮은꼴 자연재해라고 한다. 이런 분석은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다. 이는 국가 기간산업이 밀집한 해양도시에 체계적인 자연재해 방재시스템을 도입해야 함을 말해준다.

포항과 울산은 철강과 조선, 정유, 자동차 등의 주요 산업이 집적된 해양도시다. 향후 기후위기로 천재지변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엄청난 폭우와 만조 시기가 겹칠 확률이 매우 낮다 하더라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및 주요 산업시설 보호를 위해 전국 해양도시 전반에 걸쳐 첨단 과학에 입각한 국가방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냉천 범람을 두고 꼴사나운 정쟁을 벌일 게 아니라 댐 건설 등 근본 방재시스템 구축에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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