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죽음의 수용소에서

  • 신여정 새마을문고 학모봉사단·튼튼한 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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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3   |  발행일 2022-09-23 제14면   |  수정 2022-09-23 07:36

[책 속의 길] 죽음의 수용소에서
신여정 (새마을문고 학모봉사단·튼튼한 어린이집 원장)

로고세러피(Logotherapy)의 로고스(Logos)는 '의미'를 뜻하는 그리스어다.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물론 그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인간 의지에 초점을 맞춘 이론이다. 내면의 긴장은 정신 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사람은 어느 정도 긴장 상태에 있을 때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그 긴장이란 이미 성취해 놓은 것과 앞으로 성취해야 할 것 사이의 긴장, 현재의 나와 앞으로 되어야 할 나 사이에 놓여 있는 간극 사이의 긴장이다. 이런 긴장은 인간에게 본래부터 있는 것이고 정신적으로 잘 존재하기(well-being) 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닌 자유 의지로 선택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며, 어떻게 해서든지 긴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성취해야 할 삶의 잠재적인 의미를 밖으로 불러내는 것이다.

로고세러피라는 정신의학을 창시한 빅터프랭클은 1942년부터 3년 동안 수용소 생활을 했다. 그곳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고 추위와 배고픔, 수면 부족 그리고 카포들의 횡포에 시달리며 삶의 밑바닥까지 경험했다.

로고세러피 치료사가 하는 일은 화가보다는 안과 의사가 하는 일에 가깝다. 화가는 자기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을 우리에게 전하려고 애쓰는 반면 안과 의사는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로고세러피 치료사의 역할은 환자의 시야를 넓히고 확장하는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잠재되어 있는 의미의 전체적인 스펙트럼을 환자가 인식하고 볼 수 있도록 해준다.

행복은 얻으려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행복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함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한다. 일상이 재미없다면 행복할 이유를 찾는 오늘이 되기를 바란다.

신여정<새마을문고 학모봉사단·튼튼한 어린이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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