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호강 르네상스 계획에 대한 몇 가지 제언

  • 이정웅 전 대구시 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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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5   |  발행일 2022-10-03 제20면   |  수정 2022-09-26 06:53
이정웅
이정웅 전 대구시 녹지과장

대구시가지 북쪽에서 동서를 관통하는 금호강 개발이 시정의 주요 정책으로 채택되었다.

전임 권 시장은 '국가정원'으로, 현재 홍 시장은 '르네상스(Renaissance)'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비록 이름은 달리 헤도 추구하는 바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대구의 도시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일 것이다. 대구시 담당 과장도 외부에서 영입하였으며 계획의 대강도 발표했다.

시민의 기대도 크다. 그러나 금호강은 대구가 가지고 있는 마지막 열린 공간(Open space)이어서 계획의 완성도가 더 높았으면 한다. 따라서 대구시가 간과한 몇 가지 과제를 보완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제안한다. 물론 필자의 사견이기 때문에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달리할 수 있고, 채택되지 아니하여도 이해한다.

첫째, 금호강 100리 뱃길 두 가지 안을 제안한다. 1안은 안심부터 하류 강정까지 여객선을 띄워 출퇴근 등 번잡한 교통량을 수운(水運)을 통해 다소 완화할 필요성이고 2안은 100리 뱃길 관광을 위해 유람선을 운영하자는 것이다.

둘째, 안심습지의 금호강 안 하중도는 큰 나무가 자라고 있어 홍수 시 물흐름을 방해하고 있으며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가 나무에 걸려 미관상 좋지 않다. 이것을 들어내고 대신 양쪽 둔치를 넓혀 수요가 급증하는 파크골프장과 반려견 공원을 조성하여 늘어나는 애견(愛犬) 시민의 감성을 만족시켰으면 한다.

셋째,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검단동 토성과 10세기 수창군(대구) 태수(太守) 이재(異才)가 건립하고 최치원 선생이 기문을 쓴 팔각등루를 복원하고, 16~17세기 정자 문학의 산실인 압로정과 소유정 중에서 전자는 보수하고 후자는 복원하며 일대를 정비하고 부근에 '금호강누정문학관'을 건립하자, 금호강은 대구 유림들의 선유문학(船遊文學)이 어느 지역보다 활발했던 곳으로 많은 시문이 남아있다. 상주시의 '낙동강문학관'이 참고될 것이다.

넷째, 무태 동변동 일대 금호강에 인접한 꽃밭소(花潭) 부근에서 대구의 유림들이 강학을 하던 세심정도 복원하자.

다섯째 대구 문풍 진작에 크게 이바지한 대유학자 한강(寒岡) 정구(鄭逑)선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사수동 '한강공원' 내에 한강기념관도 새로 짓자.

여섯째, 금호강 하중도를 국제적인 꽃 정원을 만들고 조선 초 태종의 처남이자 성군 세종의 외삼촌 민무질의 유배지라는 사실을 스토리텔링하자.

일곱째, 달성군 방천리 주민을 이주시키고 조성한 조경지와 그 일대 '해랑과 도깨비 다리'의 전설, 한강 선생이 휴식하든 관어대를 포함하여 일대를 보완하여 제2수목원이나 국가 정원으로 만들자.

여덟째, 금호강과 낙동강 두물머리 디아크 부근에 있었던 부강정을 복원하고,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군락과 우리나라 가장 남쪽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하식애의 회양목군락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달성습지의 맹꽁이와 더불어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

아홉째, 유원지 내 허물어진 낙동정사(洛東精舍)는 파리장서 대구 유림 서명자 13명 중 9명이 배출된 역사적인 공간이다. 이를 잘 보수하여 국가 현충시설로 활용하자.

대구시의 의욕에 넘치는 계획을 환영한다. 그러나 수문, 수리 분야에만 너무 치중된 감이 있다. 여기에 역사와 문화, 경관, 생태자원을 보완한다면 금호강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이정웅(전 대구시 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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