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척박한 기업 환경에서의 근본적인 생존 전략

  •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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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7   |  발행일 2022-09-27 제23면   |  수정 2022-09-2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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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코로나의 종식과 새 정부의 출현을 고대하며 시작했던 임인년 한 해가 벌써 4분의 3이 지나갔다. 모든 경제주체가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특히 기업들에는 한 해의 마지막 분기만 남겨놓은 이 시점은 올해의 실적을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올 초의 기대감과는 달리,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견인하는 인플레이션과 계속되는 전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로 인한 주식시장의 침체와 환율의 상승 등 최근 거시경제 환경은 암울하기만 하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기 침체 기조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하니 기업인의 입장에서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많은 걱정이 앞선다.

기업에 주어진 사회적 책임 중 가장 기본적인 덕목을 꼽으라고 한다면, '생존'일 것이다. 기업이 생존하여야 재화와 용역의 공급과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통한 수요 창출로 경제 성장 및 발전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며, 기업의 생존을 무시하면 경제 체제에 위협이 된다는 것은 공산주의 체제의 역사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국가별 기업의 3년 생존율은 스웨덴의 경우에는 70%를 웃돌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영미권 선진국의 경우에도 50%를 웃도는 반면, 한국 기업의 3년 생존율은 40%에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우리나라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정책적 환경이 기업에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 더하여 내년에도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는 전망은 기업인의 입장에서 기업의 '생존'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된다.

기업이 기후의 변화로 멸망했던 공룡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저출산 현상으로 인한 1인 가구 시대로의 변모와 가심비를 중시하는 MZ 세대의 등장으로 소비 패턴이 급변하고 있고 이러한 소비 시장의 변화는 기업의 흥망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5년 전 코스닥 시총 상위 10위 내 포진되었던 기업 중 현재 코스닥 시총 상위 10위 내에 포함되어 있는 기업은 전무하다는 사실은 우리나라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있는 대목이다.

올 한 해 기업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용어 중 하나는 '플랫폼'이다. 그래서 모든 기업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자사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하며 내년 사업계획에도 플랫폼과 관련된 주제가 주요 계획으로 다수 포함될 것이다. 정부 또한 플랫폼 경제 활성화를 위해 IT 기술 장려 및 규제 완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플랫폼은 이용자가 있어야 존재 이유가 있는 것이고 MAU(Monthly Active Users)로 측정되는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그들의 소비 패턴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유니콘 기업을 넘어서 데카콘 기업이 된 야놀자,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소비자에 주목하여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예이다. 척박한 기업 환경에서 비전 및 중장기 전략 설정뿐만 아니라 내년의 사업 계획 수립 시에도 역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결국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가 아닐까?
박윤하 우경정보기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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