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축제 통계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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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7   |  발행일 2022-09-27 제23면   |  수정 2022-09-27 06:44

가을을 맞아 지역마다 농특산물 축제가 한창이다. 대부분 3년 만에 대면 축제로 열리기 때문에 주최 측인 자치단체 등의 관심과 열정이 여느 때보다 크다. 축제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는 참여 인원과 판매량이다. 축제가 끝나면 몇 명이 왔고 농산물은 얼마 치가 팔렸다는 보도자료와 기사가 나온다.

같은 주제로 매년 펼쳐지는 축제의 경우 그 전해에 비해 참여 인원이나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을 원하는 단체장이나 담당자는 없다. 인원이나 판매량이 확연하게 줄어도 막상 보도자료나 기사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모두 주먹구구식 통계자료인 데다 전년보다 조금이라도 늘어난 결과를 보여주려는 발상 때문이다.

심한 경우 참여 인원을 매년 조금씩 늘리다 보니 몇 년 뒤에는 누가 봐도 너무 과장된 숫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제법 양심적인 담당자의 희생으로 집계방식의 변화를 이유로 들며 대폭 참여 인원을 줄이는 참사(?)가 발생한다.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축제의 통계는 다음 준비를 위한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정확해야 한다. 단체장의 치적 홍보용으로 무조건 규모를 늘려잡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자치단체마다 출입 기자들이 적었던 시절에는 행사나 축제 참여 인원을 자치단체 관계자, 경찰, 기자가 모여 몇 명으로 하자는 합의를 해 각자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기사 근거로 사용했다. 전근대적인 방법이 통하던 시절 이야기지만 지금도 대부분 축제나 행사는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 결과를 부풀려서 성과를 과시하고 싶은 마음을 접고 있는 그대로의 결과를 분석해야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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