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도 안돼 쓰레기봉투 가득…경북대 환경동아리 '쓰줍'과 동행한 대학가 '플로깅'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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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30  |  수정 2022-09-29 17:59  |  발행일 2022-09-30 제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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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에너지공학부 환경동아리 '쓰줍'이 29일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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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에너지공학부 환경동아리 '쓰줍'이 29일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 '플로깅'을 한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29일 낮 12시쯤 '쓰줍' 로고가 그려진 노란색 조끼를 입은 7명의 동아리 회원들이 '플로깅'을 하기 위해 대구 북구 대현동 어린이공원으로 모였다. 양손에는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기다란 집게와 50ℓ짜리 파란색 쓰레기봉투 2개가 들려 있었다. 김도경(22) 쓰줍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회원들은 동그랗게 둘러 모여 플로깅 루트를 점검했다. 이날 플로깅 목표는 50ℓ 쓰레기 봉투를 채우는 것이었다. 영남일보 취재진은 1시간여 동안 쓰줍 회원들과 함께 대현동 일대를 걸으며 쓰레기를 주웠다.

'플로깅'은 스웨덴어 '플로카 업(Plocka Upp·이삭을 줍다)'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걷거나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줍기'와 영어 '워킹(Walking)'를 합쳐 만든 '줍킹', 조깅을 합쳐 만든 '줍깅' 등 다양한 단어를 합성해 사용되고 있다.

'플로깅'을 시작하자 마자, 회원들은 어린이공원에 떨어진 담배꽁초들을 주워 담았다. 한 회원은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을 일반 쓰레기를 길가에 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라며 뼈 있는 말을 건넸다. 공원 곳곳에는 '금연' 표시가 보란 듯이 붙어 있었다. 원룸촌 곳곳에 뿌려진 광고 명함은 집게로 잘 집히지 않아 줍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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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깅' 활동 중 1시간도 안 돼 많은 종류의 쓰레기가 종량제 봉투에 담겼다. 이동현기자


'플로깅'을 시작한 지 20여 분만에 50ℓ 쓰레기 봉투 한 개가 가득 찼다. 쓰레기 종류는 담배꽁초, 페트병, 깨진 유리병, 1회용 음식 용기 등 다양했다. 특히 먹다 남은 음식을 그대로 검은 봉지에 넣고 내다 버려 악취가 나는 쓰레기들이 즐비했다. 장갑을 깜빡하고 나왔다는 한 회원은 거리낌 없이 음식물이 묻은 쓰레기들을 봉투에 꾹꾹 눌러 담았다. 냄새나는 음식물이 손에 묻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두 개의 50ℓ 종량제봉투가 가득 찼다. 쓰레기봉투를 뒤져 분리할 수 있는 쓰레기를 골라 내고 쓰레기봉투를 묶어 처리했다.

경북대 에너지공학부 환경동아리 '쓰줍'은 환경 활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2018년 설립됐다. '쓰레기 줍자'의 준말인 '쓰줍'처럼 교내외 환경 정화 활동에서부터 시작돼 2021년 환경부 주관 '2021년 그린캠퍼스 대학 환경활동 지원사업'에 참여해 챌린지 활동과 홍보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도경 '쓰줍' 회장은 "동아리가 자원 순환에 집중하고 있는데, 에너지공학부 과 동아리로 시작했으니 탄소 중립까지 카테고리를 넓히면 좋겠다"며 "환경정화 활동은 눈에 보이니 실천하게 되는데, 탄소 중립은 지구가 말해주는 것에 따라 막연하게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것이 막연하고 막막한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교내 학생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 낼때는 굉장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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