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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미국 주식에 투자해서 큰 이익을 남긴 선배가 있어서 나도 주식에 뛰어들었다. 당시 동료들도 주식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던 때라서 자연스럽게 하나 둘 주식을 하게 됐다. 수익률은 좋지 않지만 '일단 버티자'는 일념으로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테슬라와 애플 주식 300만원가량을 갖고 있다.
아마존 닷컴 주식 200만원어치를 보유한 김모(29·북구 사수동)씨는 "코로나 사태 전후로 투자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미국주식은 지금이 추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데, 이번엔 환율이 급등해 매수 자체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 투자는 주로 젊은층들이 좌우하고 있다.
이는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이 깊다. 퇴근후 친숙한 모바일을 활용해 소일거리 삼아 미국 주식을 조금씩 사모은다.
서학개미들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우량주에 투자하는 동학개미와 달리 주로 테슬라, 애플 등 평소에 관심이 많거나 친숙한 미국 기술주 종목에 많이 투자한다. 경기에 민감한 기술주 종목이라 수익률을 장담할 순 없지만 일단 사모은 뒤 기다리는 형태를 띤다. '언제가는 오르겠지'라는 심리도 작용한다. 세밀한 분석을 통한 전략적 투자자는 아닌 셈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신고한 인원은 13만9천909명으로 2019년(3만3천779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2016년(7천913명)과 비교하면 17배나 늘어났다.
1인당 양도차익은 평균 2천92만원으로 파악됐다. 1년 전(2375만원) 보다 소폭 감소했는데 양도세 신고인원이 급증하면서 평균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주식 투자는 사고 파는 과정에서 얻은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대주주(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가 아니면 별도의 양도세가 없는 국내주식과는 차이가 있다. 투자 종목의 손익을 합친 뒤 매매 차익이 250만원이 넘으면 과세 대상이다. 가령 해외 주식을 판 수익이 1천만원이면 250만원을 공제한 750만원에 양도세 22%(지방소득세 2% 포함)를 적용해 165만원을 내면 된다.
반면 국내주식은 대주주가 아니면 양도세를 내지 않지만, 손해가 발생해도 팔 때마다 증권거래세를 부담해야 한다. 젊은층입장에선 거래비용부담이 적은 미국 주식 투자를 더 선호하고 있다.
고용진 의원은 "최근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를 하는 서학개미가 많이 늘었다. 코로나19 당시 미국 주식 활황 덕에 고수익을 올린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주식은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거래세가 없다는 점이 투자 측면에서 장점이다. 국내 주식의 증권거래세도 선진국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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