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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약 13년 만에 7%대 대출 금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대에서 굳어지는 분위기인데다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까지 7%에 바짝 다가섰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대출금리가 8%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연합뉴스 |
한은이 이번에 빅 스텝을 밟으면 지난 7월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올해 4·5·7·8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진기록도 세우게 된다.
이달초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전보다 5.6% 올랐다.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5%대 중반은 여전히 높은 수치다. 한은이 목표로 한 연간 물가상승률(2%)과도 큰 격차를 보인다.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한은의 목표를 감안하면 금리인상은 불가피하다.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앞으로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고환율,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이 상방 리스크로 잠재된 상태다"고 진단했다.
한국-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도 빅 스텝을 쉽없이 압박하는 모양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달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이에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만약 한은이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올해 말 한미 금리 역전 폭은 역대 최대 수준인 1.50%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한은이 금리 인상 타이밍을 놓치면 해외 투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다 원화 가치 하락(환율상승)으로 수입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 국내 물가를 다시 부추길 위험도 크다. 생산·소비·투자 위축, 아파트값 하락, 대출이자 가중 등 복합적 위기를 우려하는 배경이다.
무엇보다 시장에선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폭 만큼만 높아져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8%대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한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빅스텝을 밝으면 다음달엔 경기침체를 의식해 한은이 베이비 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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