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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대구 북구 금호꽃섬(하중도)이 연휴 마지막날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동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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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대구 수성못에서 시민들이 연휴 마지막날 여유를 즐기고 있다. 이동현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가 증가하고 급성호흡기감염증이 겹치면서 '트윈데믹'을 넘어 '멀티데믹'(3개 이상의 바이러스 동시 유행)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0주차(9월25일~10월1일)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천명당 7.1명으로, 전 주(39주차) 대비 2.2명(약 45%)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16일 발효된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4.9명) 기준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최근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도 940명으로 전 주(896명) 대비 증가했다.
10일 오후 대구 수성못과 금호꽃섬(하중도) 등에는 연휴 마지막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시민들로 북적였다.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강·호숫가 벤치에 앉아 가을을 만끽했다. 지난달 26일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일부 시민이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지만, 대부분은 사방이 뚫린 야외에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했다. 영유아 자녀와 함께 나들이 나온 부모들은 독감·호흡기 질환 유행 소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이날 강한 바람이 불자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옷으로 얼굴을 가리는 등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송모(여·42)씨는 "아이와 이미 병원에 다녀왔는데 오전에 방문한 아동병원이 붐벼 깜짝 놀랐다. 올해는 확실히 지난해보다 환자가 많이 늘어난 느낌"이라며 "어린이집에 가는 아이가 독감이나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김모(39·대구 북구)씨는 "아이를 대상으로 한 독감백신 무료접종이 시작됐다고 들었다. 독감유행주의보까지 내려졌으니 백신을 맞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오랜 팬데믹에 '감염병 예방 노하우'가 축적된 탓인지 차분한 반응을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수성못에서 만난 이모(76·대구 수성구)씨는 "독감이라고 해도 예방법은 코로나와 별반 다를 게 없지 않나. 마스크 잘 쓰고 개인위생 철저히 하면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의도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
송정흡 예방의학과 전문의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독감 의심 환자 비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마스크 덕분이었다"며 "방역당국이 멀티데믹을 막으려면 단순명료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당분간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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