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상 두 번째 '빅 스텝' 밟은 한은...10년만에 기준금리 3%대

  • 김형엽
  • |
  • 입력 2022-10-12 10:49  |  수정 2022-10-12 11:01  |  발행일 2022-10-12

고공행진 중인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한국은행이 결국 7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2일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3%대 기준금리 진입이자 4·5·7·8월에 이은 사상 첫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이다.

금통위가 역대 두 번째 빅 스텝에 나선 것은 아직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108.93)는 작년 같은 달보다 5.6% 올랐다. 상승률은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 중반에서 머물고 있다. 향후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9월 4.2%로 2개월째 내림세를 보였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석 달 연속 4%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환율·물가의 추가 상승 위험도 빅 스텝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 달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는 0.75%포인트까지 벌어졌었다.

이날 금통위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만 밟은 뒤 11월 초 연준이 예상대로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경우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미국 3.75∼4.00%·한국 2.75%)까지 벌어질 수 있었다. 1.25%포인트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996년 6월∼2001년 3월 역전 당시 1.50%포인트)에 근접한 수준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이 사상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셈이다. 한미 금리 격차로 환율이 더 뛰면 수입 제품의 원화 환산 가격도 높아져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통위 빅 스텝 영향으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일단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다음 달 초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다시 0.75∼1.00%포인트 격차로 벌어질 전망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형엽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