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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대구로 본사를 이전한 지 올해로 8년째지만 지역 경제기여도는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개발(R&D)보조비, 공사 및 물품 계약, 매체 홍보비에서 수도권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견고해져할 본사 소재지 '대구'와의 상생의지를 자칫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연구개발비 및 공사·용역·물품 계약, 홍보비 등이 여전히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가스공사가 대구로 이전한 이듬 해인 2015년부터 7년간 연구개발 예산(81억5천만원) 중 43%인 34억8천만원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반면 대구경북권역은 고작 9억3천만원(11%)에 그쳤다. 더구나 올해 대구지역에 지급한 연구개발보조비는 0원으로 확인됐다.
올해 가스공사가 계약한 공사·용역·물품 계약에서도 지역 기업 비중은 현저히 낮다. 총 1조6천억원 규모의 계약금액 중 대구 지역 기업과 계약한 금액은 80억원(0.49%)수준에 불과했다. 계약 건수(38건·올해 9월말 기준)도 4.03%에 머물렀다.
매체를 이용한 홍보비 집행규모에서도 지역은 뒷전이었다. 올해 가스공사가 언론을 대상으로 집행한 전체 홍보비는 16억1천만원에 달했지만 그 중 대구경북권역 매체와 계약한 금액은 약 7천900만원(5%)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지난해 (2억5천만원)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역사회 공헌활동은 코로나19로 지원이 절실했던 2021년엔 오히려 대폭 줄었다. 전년 대비 44%나 감소했다. 대구지역 사회공헌활동관련 예산은 2019년 35억7천800만원, 2020년 37억5천800만원을 집행했지만,지난해는 26억5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30억6천500만원을 책정해 전년 대비 늘었지만 예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양금희 의원은 "R&D 사업은 물론 지역기업 중점육성에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는 점과 매년 감소하는 지원사업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전 후 8년이 지난 만큼 가스공사가 이제 주도적으로 지역에 다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차원에서 2014년 본사를 대구로 옮긴 가스공사(코스피)는 시가총액이 3조원대에 이른다. 지역민들이 상생파트너로서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역 상생노력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대구시민이 느끼는 체감도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향후 대구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여방안을 고민하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했다.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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