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화장품 비건 열풍

  • 권혁준
  • |
  • 입력 2022-10-21 07:19  |  수정 2022-10-21 07:21  |  발행일 2022-10-21 제11면

MZ세대의 가치소비와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접목되면서 최근 유통업계에 '비거노믹스(veganomics)'가 부상하고 있다. 과거 '채식주의자'라는 소수의 유별난 문화가 아니라 동물복지와 함께 지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 목적의 친환경 트렌드인 '비거니즘'이 주목받고 있는 것. '비거니즘'은 단순한 채식문화가 아니라 친환경 생활습관의 변화를 포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동물보호·환경보전에 대한 자기만의 의미를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성향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비건 인구는 2018년 150만명에서 지난해 250만명으로 최근 3년간 67% 증가했다. 전 세계 비건 인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1억8천만명으로 추정된다.

2022102001000599500024601

동물·환경 보호 분위기 확산
'비거니즘' 트렌드로 자리매김
비건 인구 3년간 67%나 늘어
유통업계도 앞다퉈 제품 출시
구매자들 재구매 의향도 높아

◆비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의 중심

비거니즘에 대한 인식은 조금씩 확산 중이다. 국내 성인 2명 중 1명 이상은 비거니즘이 앞으로 우리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5월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비거니즘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비거니즘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32%로 나타났다. 18~29세 응답자의 48%는 비거니즘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비건 제품 구매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24%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비건 식품이 24%로 가장 많았고, 이어 비건 뷰티(19%), 비건 패션(17%) 순이었다. 비건 제품 구매 경험이 있는 응답자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았다.

2022102001000599500024602
오뚜기는 지난 13일 100% 순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 라면 '채황'을 리뉴얼 출시했다. <오뚜기 제공>

비건 제품 구매 이유(복수응답)로는 '단순한 호기심'이 40%로 가장 많았다. '환경 보호 차원에서(36%)' '내 건강을 위해서(32%)' '동물권 보호 차원에서' '제품력이 좋아서'(각 24%) '특정 알레르기로 인해(8%)'가 그 뒤를 이었다.

비건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6%였다. 여성은 45%가, 남성은 27%가 향후 비건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18~29세가 45%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37%), 30대(36%), 50대(32%), 40대(30%) 순이었다.

비건 식품과 제품이 향후 우리 사회에서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란 응답도 각각 55%, 53%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 측은 "비거니즘이 아직 우리 사회에서 생소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비건 제품이 향후 우리 사회에서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비건 제품 구매 경험이 있는 이들은 재구매할 의향도 높은 것으로 파악돼 시장 성장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102001000599500024603
지난해 12월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한 CJ제일제당은 비건 만두, 떡갈비 등 식물성 식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식물성 소재로 만든 떡갈비 제품.

◆식품·뷰티 업계, 비건 제품 출시 활발

식품·화장품 업계는 비거니즘이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자, 관련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13일 100% 순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 라면 '채황'을 리뉴얼 출시했다. 리뉴얼은 소비자 요구에 맞춰 채황의 국물 맛과 면 식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오뚜기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 맛을 강화하고, 면의 쫄깃함이 오래 지속되도록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

오뚜기는 리뉴얼을 통해 채황을 '헬로베지(Hello Veggie)' 제품으로 재탄생시켰다. 헬로베지는 오뚜기가 지난 5월 론칭한 비건 전문 브랜드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건강과 환경, 동물보호 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채식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소비자 입맛에 맞춰 맛과 식감을 리뉴얼한 채황을 새로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비건 전문 브랜드 '헬로베지' 등을 통해 전 세대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채식 먹거리를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달 21일 채식 레스토랑 '두수고방'과 함께 채식 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한국형 채식 스타일의 두수고방 컵밥·죽 8종을 출시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론칭하고, 비건 만두와 김치를 시작으로 식물성 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떡갈비·햄버그스테이크·주먹밥 2종을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고기를 대체하는 식물성 소재인 식물성조직단백(TVP·Textured Vegetable Protein)을 독자 기술로 개발해 고기 함량이 높은 떡갈비 등에 적용했다.

2022102001000599500024604
현대바이오랜드의 스킨케어 브랜드 '리바이리'는 비건 화장품 '콤부차배리옴'을 지난달 21일 출시했다. <리바이리 제공>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의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된 Plant-based 식품으로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 직접 진출을 확대해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완성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헬스케어기업 '현대바이오랜드'의 스킨케어 브랜드 '리바이리(ReXRe)'는 비건 화장품 '콤부차배리옴(Kombucha Barriome)'을 지난달 21일 내놨다.

출시된 화장품은 콤부차배리옴 성분이 함유된 '콤부차배리옴 에센스 토너'와 식물성 아미노산이 들어간 '콤부차배리옴 래디언스 앰플', 주름 개선과 미백을 돕는 '콤부차배리옴 인텐시브 크림' 등이다.

이 제품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았다. 플라스틱 공병 대신 유리 용기를 사용하고 대나무 종이에 친환경 콩기름으로 인쇄해 제작하는 등 친환경 패키지도 적용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건기식 및 화장품 전문 업체 유니베라도 지난달 5일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철저히 배제한 '비건 뷰티' 제품을 출시했다.

온 가족을 위한 안심 퍼스널 비건 케어 베라힐은 샴푸, 보디워시, 보디로션, 시크릿케어 4종으로 구성됐다. 한국비건인증원을 통해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철저히 배제했음을 인증받았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권혁준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