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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가 지난 25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 강사로 나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우리가 잃어버린 1%)'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지난 25일 대구를 찾았다. 인 교수는 이날 영남일보 본사 지하 2층 대강당에서 열린 CEO아카데미 특강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우리가 잃어버린 1%)'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인 교수는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가기 전 한국인의 여러 장단점에 대해 짚었다.
그는 "한국인이 미국으로 이민 간 후 1년이면 평균 80% 이상이 새 차를 사고, 5년이면 평균 80% 이상이 새집을 산다. 미국 사람이 30년 동안 못한 걸 5년에 끝내버리는 게 한국 민족이지만, 이 민족은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버릇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 어른과 아이가 소통하지 못해 이른바 '온돌방 아랫목'이 없어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과거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국민이 이승만 정권을 지지했던 것은 이승만이 좋아서 지지한 것이 아니고 미국 사람을 잘 다룰 것 같아서 지지한 것 같다' 등의 글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 든 어른과 젊은 청년이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어릴 때 우리가 아랫목에서 배운 예절, 존중과 같은 소중한 것들이 점차 사라져가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또한 과거에 북한을 방문했다는 인 교수는 북한 청년과의 이야기를 밝히며 남북통일에 대한 의사도 조심스레 밝혔다.
그는 "1998년에 만난 김일성 중앙대학 출신의 한 청년은 '남조선이 우리보다 앞선다는데 그게 뭔지 이야기 해 달라'고 했다. 이 질문에 한국은 자원이 하나도 없지만 똑똑한 사람들과 파독 간호사, 광부 등 청년들 그리고 우리 어머니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청년이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소비에트 뒤에 줄을 섰고, 남조선은 미국 뒤에 서서 그런 것 아니냐'고 묻자 필리핀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설명했고 이내 그 청년은 말이 없었다"며 "남한이 워낙 잘살다 보니 과거와 달리 북한 사람이 이 나라를 무서워하는 경향도 있다. 통일로 가는 길은 험난하겠지만 청년들이 이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은 이뤄놓은 것이 많은 너무 소중한 나라다. 한강의 기적과 같은 코리안 스토리(Korean Story)를 전 세계에 공개해 모두가 한국의 저력을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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