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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청암정 전경. <경북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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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 안양루 전경. <경북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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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부석사 범종각 전경. 경북도 제공 |
경북에 있는 봉화 청암정, 영주 부석사 안양루, 영주 부석사 범종각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31일 지정된다.
경북도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해 경북도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 신청한 이들 문화재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건축분과) 심의 절차를 통해 이날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한다.
봉화 청암정은 청암정기(靑巖亭記), 선생수서목편식(先生手書木片識) 등의 역사 문헌에 1526년 충재 권벌이 살림집의 서쪽에 세운 사실이 기록돼 있다.
16세기 사대부들이 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개인적인 장수(藏修-책을 읽고 학문에 힘씀)와 유식(遊息-몸과 마음을 쉬면서도 학문에 마음을 두는 것)을 위한 개인 거처를 집 주변이나 경치 좋기로 이름난 곳에 정자 형태로 짓는 방식을 가거(家居)라 일컬었는데, 봉화 청암정은 이러한 사대부 주거문화를 선도한 대표적 사례이다. 또 이곳은 안동 권씨 가문과 인근 지역의 크고 작은 일을 논의하는 회합의 장소로도 사용되는 등 오랜 기간 역사적 자산으로 인식됐다.
이 정자는 경상도 일원에 분포하는 丁자형 평면을 가진 정자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지어졌다. 특히 창문을 비롯한 주요 구조는 17세기 이전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역사적, 예술적, 학술 가치가 뛰어난 정자 건축으로서, 보물로 지정될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영주 부석사 안양루는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석사 내에 자리한 문루(문 위에 세운 높은 다락)이다.
국보인 부석사 무량수전 앞에 있는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중층 다포계(공포를 기둥 위와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꾸며 놓은 건축양식) 팔작지붕(전후좌우 네 면에 지붕이 있고, 좌우면에 작은 박공이 만들어지는 지붕 형태)의 형식을 가진, 16세기 사찰 문루 건축의 대표적 사례이다.
조선 중기 또는 그보다 이전에 사용된 오래된 기법이 남아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사찰 문루 건축으로 보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영주 부석사 범종각은 부석사 내에 자리하고 있는 종각(큰 종을 달아 두는 누각)이다. 정면 3칸, 측면 4칸 규모의 중층 익공계 팔작지붕 건물의 형식을 가진 18세기 중엽을 대표하는 종각 건축이다.
범종각은 '계암일록', '부석사기(작성연대 1651년)'등의 문헌 자료에 '종루(鍾樓)', '종각(鐘閣)' 으로 표기돼 있었다. 하지만, '부석사 종각 중수기(1746년)'에 따르면 1746년 화재로 소실돼 이듬해인 1747년에 중건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청량산유록(1780년)' 등의 문헌자료에 의하면 범종각 내부에 쇠종이 있다는 기록이 있으나, 19세기 이후 해당 범종의 소재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범종각은 △일반적으로 종각이 사찰 좌우에 배치되는 것과 달리 사찰의 진입 중심축에 있는 점 △아래층 가운데 칸을 지나 계단을 거쳐 안양루로 통하는 형식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보물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판단이다.
김상철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경북에 있는 문화재 중 가치 있고 우수한 문화재를 적극 발굴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될 수 있도록 해 지역 문화재의 위상을 높이고 역사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이 지정 예고한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 경주 (전)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 포항 상달암, 문경 봉암사 봉황문, 상주 대산루도 관련 절차 등을 거쳐 연내 국가지정문화재가 추가로 승격될 예정이다.
손병현기자 why@yeongnam.com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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