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일주일…상인들, 불편함 속 일상 회복 의지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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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2  |  수정 2022-11-02 08:28  |  발행일 2022-11-02 제8면
전기·통신 공급 안돼 불편…동절기 추위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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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점포를 잃은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상인이 임시점표에서 전기공급 부족으로 전산작업을 하지 못해 수기로 장부를 기록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지난달 25일 화재가 난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조금씩 일상을 찾고 있다. 하지만 상가가 불에 타 임시 점포에서 영업을 재개한 상인들은 전기공급 등이 이뤄지지 않아 추위와 함께 큰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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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발생한 화재 이후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점포. 이동현 기자
화재 발생 1주일이 지난 1일 오전 찾은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귤과 토마토 박스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파레트를 실은 지게차들이 후진 소리를 내며 좁은 주차장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는 불이 난 농산 A동 남편 주차장에 임시 점포(몽골텐트)를 설치해 상인들의 거래가 끊어지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임시 점포가 협소해 플라스틱 탁자 위에는 장부와 테이프, 간이 저울 등 거래에 필요한 사무용품이 가득했다. 특히 전기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새벽부터 시작되는 거래시간 때문에 상인들은 천막 천장과 탁자 등에 간이 조명을 설치해 놓고 영업을 한다고 했다. 휴대전화 플래시와 손전등, 심지어 자동차 라이트까지 이용한다는 상인도 있었다.

한 상인은 "숫자 하나 틀릴까 봐 애를 먹는다. 전산 작업으로 이뤄지던 거래들이 모두 수기로 이뤄지고 있어 대량 ·장기 거래 시 세금계산서 발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냉장고가 없어 물건을 창고에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 정모(31)씨는 "매출이 많이 줄었다. 화재로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농산물 물량도 많이 줄었다"며 "임시로 발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전산 작업에 필요한 컴퓨터를 설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하루빨리 정상화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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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작업자들이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임시 점포에 설치할 콘센트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동현 기자
겨울철을 앞두고 추위에 취약한 임시 천막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천막 내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온열 기구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 역시 화재 위험성이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

 

이에 대구시는 다른 방안을 강구중이다. 대구시 농수산유통과 관계자는 "추위에 취약한 몽골텐트를 대신해서 패널형 가점포 설치 등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고 관리사무소와 상인들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화재에서 빗겨난 농산 A동 건물 내 상인들도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매점에서 만난 한 상인은 "냄새가 하루종일 맴돌고 있어 장난이 아니다. 분명 누구 하나 병에 걸리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며 인상을 찌푸렸다. 취재진이 화재를 피한 시장 건물 내부를 확인할 결과, 매캐한 연기와 먼지는 물론이고 썩어가는 채소와 과일 냄새가 내부에 가득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오후 8시27분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농산 A동 점포 152개 중 69개가 소실되고 피해 면적은 8천여㎡로 추산된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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